▲ 북한이 28일 밤 실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 모습. 다음 날인 29일 낮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배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8일 밤 ‘화성-14형’ 2차 실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이 최대 고도 3724㎞에 거리 998㎞, 47분 12초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고 사드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전날 오후 11시 41분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한 데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한 것.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긴급성명을 통해 “주한미군의 추가적인 사드 발사대를 임시 배치하기 위해 조속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한미 연합 확장억제력과 함께 우리의 독자적인 북한 핵·미사일 대응 체계를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는 주한미군이 보관 중인 4개 포대를 조만간 성주기지로 이동해 임시로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로 구성된다. 현재는 경북 성주에 발사대 2기를 배치한 상태로 나머지 4기는 경북 왜관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에 보관해 왔다.

정부는 앞서 28일 사드 배치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일반환경영향평가’ 방식으로 하기로 발표했다. 이로 볼 때 연내 배치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드 시설이 주변환경에 주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일반환경영향평가는 보통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진행 상황에 따라선 그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지만, 최소한 올해는 넘길 가능성이 커졌던 셈이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라는 변수가 터지면서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수정하게 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 양측에 협의가 된 것으로 안다”며 “임시 배치를 먼저 하고 환경평가는 평가대로 진행하면서 환경평가가 끝나는 시점에 최종적 배치 여부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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