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안국역에서 한 어린이가 구세군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폐품성금·돌반지·헌혈증 등 ‘숨은 기부’ 천사 정성 이어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올해 연말에도 거리를 가득 메운 구세군 자선냄비가 숨은 기부 천사의 따뜻한 감동 이야기로 훈훈함을 전했다.

28일 구세군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명동 우리은행 앞에 설치된 자선냄비 모금함에서 발견된 한 어르신의 편지가 감동을 선사했다. 이 어르신은 폐품 수집으로 모은 돈을 성금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편지에는 “박스, 헌 옷, 캔 여러 가지 모아서 팔았더니 돈이 이것뿐이네요”라며 “더 힘든 사람에게 보탬이 될까 하고 왔다 가오. 추운데 고생하시네요”라는 메모가 남겨있었다. 익명의 기부자는 2년을 모았다며 지폐와 동전을 포함해 약 156만원을 자선냄비에 넣었다.

21일 명동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에도 숨은 기부 천사의 정성이 담겼다. ‘하임이 엄마’라는 기부자는 돌 반지와 크리스마스 카드가 담긴 편지봉투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카드에서 “자선냄비 앞에서 지폐를 쥐여 주며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는 거예요’하면 이해를 하는지 못하는지 알 수도 없는데 ‘응’하며 모금에 참여하는 17개월 아이(하임이)를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하임이 엄마는 “한해를 마감하며 누군가를 돌아보고 작은 거지만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되새기며 멋진 하임이가 늘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넉넉하게 베풀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헌혈증과 치킨 상품권 등을 자선냄비에 넣는 이들도 있었다. 또한 “돌아가신 부모님의 작은 정성”이라며 100만원 수표를 넣기도 했다.

구세군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구세군 자선냄비를 통해 전국적으로 성금 약 42억 2000여만원이 모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억 5000여만원에 약 3% 못 미친 수준이다.

구세군 관계자는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혼란한 정국 탓에 모금 활동이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31일까지 모금이 진행되는 만큼 이웃사랑을 위한 더 많은 온정이 모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구세군은 지난 1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자선냄비 시종식을 열고 거리모금 활동에 나섰다. 구세군은 오는 31일까지 전국 420곳의 거리 모금 외에도 톨게이트, 교회, 온라인, 미디어, 찾아가는 자선냄비, 기업 모금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갑작스런 재난을 맞은 1000여명의 이재민을 돕기 위해 조세프 맥피 구세군 사관에 의해 시작됐으며, 한국에서는 1928년 서울에서 처음 시작돼 현재까지 88년 동안 지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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