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즈코인 게이트로 스캠코인 논란
해외거래소 상장 후 급락·거래 종료
연예인 이어 다수 정치인 연루 의혹
의원들 “코인은 전혀 몰랐다” 부인

청년페이코인 백서. (출처: 투자자) ⓒ천지일보 2024.02.18.
청년페이코인 백서. (출처: 투자자) ⓒ천지일보 2024.02.18.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해외거래소에 상장됐다가 폐지되면서 ‘스캠 코인(사기 목적의 암호화폐)’ 의혹을 받고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한국청년위원회의 ‘청년페이 코인’과 관련해 해당 코인 백서에 전·현직 국회의원 등 다수의 정치인이 ‘명예고문’이라는 직함으로 등재돼 있었던 사실이 파악됐다. 백서에 수록된 정치인들의 사진과 이름은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등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천지일보가 입수한 청년페이(TYP, The Youth Pay) 코인 백서에 따르면 청년페이 프로젝트 개요 2-3 함께하는 사람들과 로드맵에는 국민의힘 전현직 국회의원·장관 등 5명과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지자체장 등 3명이 사진과 함께 명예고문으로 명시돼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4선),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5선),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5선), 허신행 전 장관, 국민의힘 이동섭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과 정호준 전 의원, 양승조 전 충남지사이다. 이외에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전 상근부회장도 포함됐다.

천지일보는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다수의 전현직 의원들과 통화한 결과 “전혀 몰랐다” “고소할 것” “(출범식때) 회의실만 대관해줬을 뿐 명의 도용한 것” “(박성호 위원장에게) 격려의 말만 몇 마디 해줬다” 등으로 코인에 대해선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성호 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은 정치인들이 백서에 등재된 것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백서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자세히 설명하는 기본 문서로, 투자자를 위한 기술 및 전략적 프레임워크에 대한 분석자료다. 코인 투자 흥행과 함께 코인 사기가 많아지면서 잇따른 피해가 발생하자, 전문가들이 ‘백서라도 꼭 확인하고 투자하라’는 조언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처럼 백서는 투자자들에게 투자 시 고려할 부분인데, 한국청년위원회는 여기에 코인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주장하면서 정치인·연예인까지 내세워 투자자 모집을 유도한 것이다.

지난 2021년 정부·국회에 청년 정책을 제안하고자 새롭게 출범한 한국청년위원회는 2022년 3월 제로페이와 같은 결제시스템인 청년페이를 발행했다. 할인, 세제 혜택과 제1금융권과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 창업자를 지원하고 청년·대학생 대출 및 장학금 지원사업 등으로 활용한다는 취지였다.

청년위원회는 청년페이와 함께 코인을 발행해 가상자산 해외거래소인 핫빗·유니스왑·MEXC(맥스)에 상장해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맥스는 곧 상장될 코인을 프라이빗 세일한다면서 다단계나 피싱문자, 단톡방을 통해 팔고 먹튀하는 등의 수법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청년페이 코인은 해외거래소에 상장되자마자 매매가가 -30%, 그해 8월 –50%로 수직하강했다. 결국 청년페이 코인은 상장 폐지되면서 거래가 종료됐다. 코인·다단계 사기는 새롭게 발행한 코인·토큰을 돈만 주면 상장시켜주는 해외거래소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자들에게는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주지만, 인지도가 없어 사실상 자전거래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매매가 상승이 어렵다.

(캡처: 워너즈·GDG·청년페이 코인 피해자 단톡방) ⓒ천지일보 2024.02.18.
(캡처: 워너즈·GDG·청년페이 코인 피해자 단톡방) ⓒ천지일보 2024.02.18.

현재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투자자들 중 많게는 1인당 수억원은 물론 1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청년페이 코인 백서에 대해 스캠 코인으로 의심한 여지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스캠 코인이란 암호 화폐를 만들겠다고 홍보한 뒤 투자자들이 몰리면 돈만 챙기고 사라지는 일종의 사기 행위를 뜻한다.

금융사기근절실천운동센터(센터, 대표 예자선 변호사)는 청년페이 코인을 스캠 코인으로 의심하는 근거에 대해 백서 마지막 항목인 면책 조항을 꼽았다. 면책 조항에는 백서 내용의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일종의 책임 회피 내용이 명시됐다.

또한 센터는 청년위원회가 백서에서 거짓이라도 자신들은 책임 없다는 것을 스스로 밝혔다는 점과 발행된 코인이 어떻게 선순환으로 유통하는지 설명하는 토크노믹스 항목에 소각으로 가격이 상승된다는 황당한 거짓을 주장했다고 봤다.

이와 함께 토큰의 사용 용도와 혜택이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으로 단 한 줄의 설명으로 끝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통 용도가 있는 유틸리티 토큰은 각 생태계 참여자들의 역할과 토큰이 유통될 때 재화와 어떻게 교환되며 수수료는 어떤지 1~2페이지라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는데 청년페이 코인 백서에는 그런 성의가 보이지 않았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청년페이코인 백서에 명시된 면책조항. (출처: 투자자) ⓒ천지일보 2024.02.18.
청년페이코인 백서에 명시된 면책조항. (출처: 투자자) ⓒ천지일보 2024.02.18.

한편 청년페이 코인 논란이 불거지자 관련자로 지목돼 의혹이 제기된 인물들의 해명이 나오고 있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은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저는 한국청년위원회 청년페이 논란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관련 홍보대사에 위촉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걸그룹 레인보우(RAINBOW) 출신 방송인 조현영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커뮤니티에 청년페이 및 위너즈 코인 관련 논란과 “전혀 무관”하다며 “청년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

앞서 네티즌들은 최시원·조현영의 한국청년위원회 홍보대사 위촉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청년페이 코인 논란은 위너즈 코인 게이트로 인해 촉발됐다. 위너즈 코인은 청년페이 코인과 마찬가지로 MEXC 거래소에 상장됐고 현재 출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위너즈 코인은 불법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스캠코인’ 의혹을 받고 있다. 위너즈 코인과 함께 GDG(골든골) 코인, 청년페이 코인 등이 언급되고 있다.

GDG 대표와 위너즈 대표 겸 GDG 이사 등 2명은 가상화폐 관련 사기 및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관할지 시도경찰청장과 청장실에서 사진을 함께 찍은 것으로 확인돼 일각에선 봐주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현재까지 불구속 수사 중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