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상담해 주는 정창균 대표
다양한 엔지니어링 경험 통해
기술 바라보는 남다른 눈 갖춰
“대기업, 중소기업 좋은 기술
쉽게 구매·카피해 입찰 응해
국내 기술 발전에 방해 요인”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정창균 KIES(Korea Independent Engineer Services, 한국케이아이이에스 유한회사) 대표가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정창균 KIES(Korea Independent Engineer Services, 한국케이아이이에스 유한회사) 대표가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자원 재활용 자원 순환 시대에 어떤 신규 프로젝트들이 돈이 안 돼 못 합니다. 우리나라 은행들, 투자은행들이 우리나라 산업에서 개척할 영역이 많은데 못 보고 있어요. 손해보험사들이 꽤 있는데 많이 도와주면 서로 좋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제가 약간 소개하면 기여하는 바가 조금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창균 KIES(Korea Independent Engineer Services, 한국케이아이이에스 유한회사) 대표가 천지일보 본사에서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정 대표의 이런 생각은 엔지니어링 업체들에 기술 상담을 해주면서 쌓인 것이다. 

한번은 음식물 쓰레기로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던 업체를 정 대표가 만났다. 기술이 정말 좋은데, 규모가 안 맞아 수도권 매립지 사업 입찰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대기업과의 경쟁 과정에서 부도가 나기도 했다.

그래서 정 대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기술메커니즘 이행기구인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 Climate Technology Centre and Network)에 추천했다. CTCN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기후변화 기술의 개발과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다. CTCN은 녹색기후기금(GCF) 등 재정기구와 연계도 가능하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정창균 KIES(Korea Independent Engineer Services, 한국케이아이이에스 유한회사) 대표가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정창균 KIES(Korea Independent Engineer Services, 한국케이아이이에스 유한회사) 대표가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정 대표에 따르면 좋은 기술을 갖고도 대기업에 밀려 빛을 못 보는 업체가 부지기수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대기업들이 신기술이나 자원 재활용 기술에 관해 연구를 안 한다”며 대기업 위주의 경제 구조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대기업이 신기술이 필요한 부분은 입찰이 필요하면 그 기술을 사다가 기술 명세서만 내고 입찰해 공사를 합니다. 우리가 지적할 부분은 대기업들이 자체 기술 개발을 안 하고 돈 주고 사거나 쉽게 카피해서 쓰는 행위 때문에 우리나라 기술 발전에도 장애 요인이 된다는 거예요.”

그는 “예를 들어 우리나라 옛날에 소각로 같은 것을 지역에다 많이 짓지 않았나. 음식물 쓰레기 소각 기술이라든지 입찰을 할 수 있는 자격은 건설회사여야 한다. 전문 기술회사는 앞장설 수 없다. 우리 엔지니어링법이 그렇게 돼 있다. 기술자 몇십명 이상 그런 회사들만 입찰에 응할 수 있는 것이다. 기술 가진 회사는 그런 (규모가 되는 회사에) 기술만 제공하고 끝”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입찰에서 설계부터 조달, 시공까지 가능한 대기업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시로 보도가 나온다. 입찰 평가 항목에서 기술개발실적이나 투자 실적, 활용 실적 등을 적극 요구하는 점도 대기업에 유리하다. 결국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여력을 따라갈 수 없기에 하도급 업체로 전락하는 경우가 숱하다. 

이런 엔지니어링 업계 상황에서 정 대표는 중소업체들에 적극적인 조언을 위한 심포지엄도 계획하고 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정창균 KIES(Korea Independent Engineer Services, 한국케이아이이에스 유한회사) 대표가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정창균 KIES(Korea Independent Engineer Services, 한국케이아이이에스 유한회사) 대표가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정 대표의 회사 KIES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KIES는 신재생 에너지와 자원 순환형 폐기물 처리 등에 관한 기술 실사를 담당하는 업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투자사는 개발사 기술을 보고 투자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신이 안 선다. 그래서 투자사는 개발사에 보험을 들라고 권한다. 개발사는 보험을 들기 위해 보험사와 얘기를 나눈다. 보험 가입 전에 보험사는 개발사 기술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다. 보험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기술일지, 괜히 받아줬다가 보험만 왕창 물게 되지는 않을지 등을 따져본다. 

이런 보험은 주로 해외 보험사가 운용한다. 그런데 국내법상 해외 보험사가 국내에서 직접 영업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대행사를 둔다. 다만 국내 대행사들은 기술 실사를 자체적으로 할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기술 실사를 맡길 용역을 찾게 되고, 이때의 용역이 바로 KIES 같은 업체다.

정 대표가 KIES를 창업한 것, 그리고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에 대한 나름의 가치관을 갖게 된 것은 그의 다채로운 이력이 한몫했다. 

서울대학교에서 기계공학(기계설계과)을 전공한 정 대표는 삼성중공업, 현대건설 등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기업 직장인 생활은 정 대표에게 잘 맞지 않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본의 톱니바퀴”가 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직장을 때려치우고 정 대표는 교단에 섰다. 이후 교직에서 15년을 보냈다. 직장 생활보단 훨씬 재미있고 보람 있었다고 느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정창균 KIES(Korea Independent Engineer Services, 한국케이아이이에스 유한회사) 대표가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정창균 KIES(Korea Independent Engineer Services, 한국케이아이이에스 유한회사) 대표가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교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된 계기는 CAD(Computer Aided Design)와 관련이 있다. CAD란 ‘컴퓨터 지원설계’의 약어로, 설계 정보를 그래픽으로 만들어 화면을 보면서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1990년대에 옛날 도면을 CAD 파일로 만드는 작업을 우연히 정 대표가 하게 됐고, 앞으로 “이걸로 먹고 살 수 있겠다”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엔지니어링 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지는 등의 이유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었다. 이후 20년간 다사다난한 도전이 이어졌다.

정 대표는 “한 우물을 파야 하는데 기술이 축적되는데, 이렇게 뜨내기를 하다 보니까 아는 거는 많은데 돈은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많은 ‘아는 것’이 지금으로선 긍정 요인이 됐다. 많은 이들이 정 대표에게 ‘이 기술 검토 좀 해줘’ ‘너 이런 것 좀 봐줄 수 있잖아’라는 등 여러 가지를 요청했고, 거기에 응하던 경험이 쌓여 정 대표만의 강점이 된 것이다. 

정 대표는 “검토는 제가 워낙 많이 봤기 때문에 ‘이거는 가짜야’ ‘저것은 본성을 체크해 봐야 해’ 등 얘기 몇 마디 들어보면 진짜인지 아닌지 알았다”고 자평했다. 

이 ‘뜨내기’ 생활에서 정 대표는 폐타이어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기술 등에 눈이 뜨였다. “자원 재생 시대에 만나 음식물 쓰레기 같은 것도 다르게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연스럽게 그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조직의 지속가능성 요소인 환경경영, 책임경영, 투명경영을 뜻한다)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의미가 있는 것을 살려내면 사회적으로 얼마나 유용하겠느냐 이런 관점이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바보스럽다는 얘기도 듣고 그랬어요.”

정 대표는 현재의 회사가 얼마나 지속성이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다만 뜨내기 생활을 통해 얻어낸 그의 철학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창균 KIES 대표 이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설계과 졸업 (1979년)

삼성중공업, 현대건설 근무 경력

산업 플랜트 건설 현장 관리 및 환경산업 컨설팅 20년 경력 보유

현 KIE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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