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색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연을 모방한 청색기술의 개념을 확립해 ‘청색기술의 창시자’로도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4.02.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색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연을 모방한 청색기술의 개념을 확립해 ‘청색기술의 창시자’로도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4.02.07.

인더스트리5.0·청색기술,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 주목 받아

인간중심·지속가능성·회복탄력성 등 3대 핵심 키워드 구성

4차산업혁명 대안으로 떠올라… 인간·생태계 최우선 지향

 

청색기술, 환경오염 원천 차단하고 자연 모방한 혁신 기술

“자연을 스승 삼고 인류사회 지속가능한 발전 해법 모색”

“청색기술산업, 2030년 1조 6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전망”

“일자리 창출 기대… 국내도 활발한 연구·개발 이뤄가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자연은 ‘위대한 스승’입니다.”

우리나라의 과학 정책을 재편해야 한다면서 ‘청색기술(Blue Technology)론’을 주창하는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연을 모방한 청색기술의 개념을 확립해 ‘청색기술의 창시자’로도 알려졌다.

‘대한민국 과학칼럼니스트 1호’라는 타이틀도 지닌 이 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럭키금성(현 LG)에 입사해 국내 최초로 ‘병원 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이력이 있다. 그는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1991년부터 과학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이 소장은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인지과학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책 ‘괴델, 에셔, 바흐’를 읽은 뒤 동갑내기 저자가 이같이 큰 상을 받은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 책은 이 소장이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실용적 테크놀로지를 연구하며 수많은 글과 저서를 내게 된 계기가 됐다.

융합 분야 가운데 이 소장이 주목한 것은 바로 ‘청색기술’이다. 청색기술은 ‘인더스트리 5.0’에 해당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인더스트리 5.0은 ‘인간중심’ ‘지속가능성’ ‘회복탄력성’을 3대 핵심 키워드로 삼고 인간과 생태계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를 지향한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 알려진 인더스트리 4.0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유럽에서 고안한 대안이 바로 인더스트리 5.0이다. 인더스트리 5.0과 청색기술은 새로운 과학기술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색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연을 모방한 청색기술의 개념을 확립해 ‘청색기술의 창시자’로도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4.02.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색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연을 모방한 청색기술의 개념을 확립해 ‘청색기술의 창시자’로도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4.02.07.

◆ 탄소 포집하는 ‘살아있는’ 페인트

청색기술은 자연을 모방한 기술이면서 동시에 혁신 성장에 중요한 기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 대부분의 친환경 기술이 환경오염 뒤 사후 처리적인 대응이라고 한다면, 청색기술은 환경오염 물질 발생 이전에 원천적으로 이를 억제(예방)하는 기술을 말한다. 또한 자연을 모방해 신기술을 개발하는 기술이다.

이 소장에 따르면, 청색기술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일본의 스파이버(Spiber), 미국의 샤클렛 테크놀로지, 국내 스타트업인 이노테라피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파이버는 거미줄을 만드는 기업으로, 지난 2016년 첫 출시한 인공 거미줄을 활용해 아웃도어 제품을 만든다. 샤클렛은 상어 피부의 비늘을 모방한 필름을 만들고 있는데, 감염 방지용 필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노테라피는 생물모방 의료소재(지혈제)를 공급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연은 위대한 발명가이다. 지구상의 생물은 박테리아가 처음 나타난 이후 38억 년에 걸친 자연의 연구 개발 과정에서 갖가지 시행착오를 슬기롭게 극복해 살아남은 존재들”이라며 “이러한 생물 전체가 자연중심 기술의 연구 대상이 되므로 그 범위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고 넓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인류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연중심 기술은 녹색기술의 한계를 보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녹색기술은 환경오염이 발생한 뒤의 사후 처리적 대응의 측면이 강한 반면에 자연중심 기술은 환경오염 물질의 발생을 사전에 원천적으로 억제하려는 기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청색기술은 자연을 모방해 만들면서도 자연에 이로운 기술로써 활용되고 있다. 최근 호주의 RMIT 공과대학 연구진은 청색기술을 적용해 커피 찌꺼기로 더 강한 콘크리트를 개발하며 음료 첨가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매립지로 가는 폐기물을 줄이는 방법을 발견했다.

영국의 서리대학(University of Surrey) 연구팀에선 최근 산소를 생성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살아있는 ‘시아노박테리아’로 페인트를 만들었다. 이 연구팀은 극한의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만든 페인트가 우주 공간을 포함한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하버드 존 A. 폴슨 공학·응용과학대(SEAS)’ 연구원들은 초소수성 금속 표면을 개발하기 위해 물에 사는 거미에게서 영감을 얻어 신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미국의 드렉셀대학교(Drexel University) 연구팀은 박테리아를 이용해 균열이 발생할 때 이를 스스로 복구하는 ‘바이오파이버(BioFiber)’라는 바이오 섬유를 내장한 일종의 자기 복원(self-healing)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색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연을 모방한 청색기술의 개념을 확립해 ‘청색기술의 창시자’로도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4.02.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색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연을 모방한 청색기술의 개념을 확립해 ‘청색기술의 창시자’로도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4.02.07.

◆ “청색기술, 생태시대 여는 혁신적 방법”

이처럼 자연을 모방하고 활용한 청색기술은 무궁무진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새로운 산업계 혁명을 일으켜나가고 있다. 이 소장에 따르면 청색기술 시장은 2016년 43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1조 6천억 달러의 막대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소장은 청색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색기술이 발전하면 기존 과학기술의 틀에 갇힌 녹색성장의 한계를 뛰어넘는 청색성장으로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 산업정책 전문가들이 주목할 만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연의 지혜를 배우면 지구를 환경위기로부터 구해낼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은 생물영감 또는 생물모방을 단순히 과학기술의 하나로 여기지 않고 이른바 ‘생태시대(Ecological Age)’를 여는 혁신적인 접근 방법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청색기술에 대한 활발한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목받는 ‘AI 대전환’을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에 대해선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한다고 해도 절대 인간을 따라갈 수는 없다”며 “기대치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에게는 ‘의식’과 ‘무의식’이 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작용하는 게 98%가 무의식이고 의식은 2%밖에 안 된다”며 “내가 내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을 어떻게 프로그램화할 수 있겠나. 해서 인공지능은 인간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색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연을 모방한 청색기술의 개념을 확립해 ‘청색기술의 창시자’로도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4.02.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색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연을 모방한 청색기술의 개념을 확립해 ‘청색기술의 창시자’로도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4.02.07.

[ 이인식 소장 이력 ]

현(現) 지식융합연구소 소장
현(現) 새로운미래 미래비전위원회 자문위원장
전(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전(前) ESG청색기술포럼 대표
전(前) 문화창조아카데미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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