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 축제 분위기로 흠뻑
상업적 기념일로 전락한 풍경
본래의 정신 회복 필요할 듯

대부분 교파 같은 날짜로 지켜
‘달력의 차이’로 다르게 기념돼

언제부턴가 성탄절 상징물 된
트리·캐럴·산타클로스·루돌프
예수 가리는 문화 풍습에 불과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24.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기쁘다 구주 오셨네.’

이 찬송에 등장하는 주인공 ‘구주’는 바로 하나님의 아들 예수다. 이 찬송은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작곡됐다.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은 12월 25일로 이날엔 기독교인도,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도,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도 온 세상이 축제 분위기다. 거리에는 알록달록 화려한 성탄 트리가 점등되고 여기저기에서 캐럴이 들려온다.

성탄절과 관련 없는 상업적 공연과 판매 전략도 횡행하다. 성탄절의 주인은 예수인데, 언제부턴가 주객이 전도돼 성탄절의 본질이 흐려진 듯한 분위기다. 성스러워야 할 성탄절이 하나의 유흥과 환락의 날이 돼버렸다. 로마의 주교이자 가톨릭교회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도 과거 성탄절이 상업적 기념일로 전락했다고 한탄한 바 있다.

이에 본지는 성탄절 본래의 정신이 회복되길 바라는 바람으로 예수 탄생에 대한 그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교파마다 다른 성탄절 날짜, 왜?

성탄절(聖誕節)은 한자로 성인 성, 태어날 탄, 마디 절자를 써서 성인이 태어난 절기를 뜻한다. 영어로는 크리스마스(Christmas)라고 하는데, 그리스도(Christ)와 가톨릭의 미사(mass)를 합한 합성어다. X-MAS라고도 하는데, X는 그리스어의 XPIΣTOΣ(그리스도)에서 첫 글자를 따온 것이다.

기독교 대부분 교파는 성탄절을 12월 25일에 지키는데, 다른 날짜에 지키는 교파들도 있다. 예수의 탄생일이 교파마다 다르게 기념되는 이유는 ‘달력의 차이’다. 그레고리우스력을 기준으로 교회력을 정한 로마 가톨릭의 영향을 받은 세계 여러 지역 기독교(천주교·개신교)는 12월 25일에 지키고, 정교회가 국교인 나라(러시아, 벨라루스, 조지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는 기존 율리우스력을 따라 1월 7일로 지키고 있다.

◆예수 탄생일 ‘12월 25일’ 맞나

그런데 또 의문점이 생긴다. 성경에는 예수님이 언제 탄생했는지 기록된 날짜가 없고, 후대 제자들이나 초대 교부들을 통해 확실하게 전승된 바도 없는데 어떻게 이 날짜로 정해진 것일까.

예수 탄생을 기념하기 시작한 것은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공인한 313년 이후 23년 뒤인 336년부터다. 336년경 로마의 한 달력을 보면 예수의 탄생일을 정한 최초의 기록에 대해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달력을 편집한 필로칼루스는 로마의 순교자 축일을 편집하며 예수의 탄생일을 12월 25일로 표시하고 모든 순교자의 축일 앞에 뒀다. 이때 로마가 이날을 1년의 시작으로 삼았기에 가능했다.

로마의 풍습과도 연관이 있다. 당시 로마에서는 페르시아인들의 태양신 ‘미트라’의 탄생일을 명절로 여기던 관습이 있었다. 이들은 12월 25일을 태양이 소생하는 날이자 미트라의 축일로 기념했다. 미트라 신은 인도‧유럽 민족이 섬겨왔으나, 이후 로마 군인과 병사 사이에서 숭배돼 유럽 각지에 퍼져나갔다. 이에 기독교인들이 이교도들의 명절에 기독교의 최고 명절을 대입해 유럽의 모든 원시 종교를 흡수하려 했다는 가설이 있다.

과학계에서는 예수의 탄생이 겨울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이 있는 팔레스타인은 기후가 여름과 겨울 두 계절로 나뉘는데, 겨울인 12월부터는 우기(雨氣)가 시작돼 맑은 하늘이 드물어 동방박사들이 별을 보고 왔다는 게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겨울인 12월경에는 팔레스타인 지방도 눈이 많이 오고 추워서 가축들도 우리 안에서 지내게 되는데, 성경 누가복음 2장에는 ‘그 지경에 목자들이 밖에서 밤에 자기 양 떼를 지키더니’라고 기록돼 예수 탄생 시기가 여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같은 예수 탄생일에 대한 논란을 두고 기독교계는 실제 날짜보다는 예수 탄생이 인류에게 주는 의미를 되새기고 기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우리가 지키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실제 예수의 생일은 아니지만, 그 탄생을 경축하는 오랜 전통의 기념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성경과 무관… 전통 된 문화적 풍습들

크리스마스 상징물이라고 하면 무엇이 있을까. 트리, 캐럴,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선물교환 또는 대림환과 대림초 등을 떠올리겠지만 이 모든 것은 성경에서 유래된 게 아니다.

트리의 유래에 대해서는 독일에서 전교활동을 한 성 보니파티우스에서 시작됐다는 설과 종교개혁자인 마틴 루터가 시작했다는 설 등이 전해지고 있다.

캐럴의 유래는 1223년 아기 예수가 탄생한 마구간을 본 따 처음으로 구유를 만들었던 프란치스코 성인이 구유 앞에서 춤과 노래로 예수의 탄생을 찬양한 일에서 비롯됐다.

산타클로스라는 말은 270년 소아시아 뮈라의 주교였던 ‘성 니콜라스(SaintNicholas)’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그는 자선심이 지극히 많았던 인물로 후에 미라의 대주교가 돼 남몰래 많은 선행을 베풀었는데, 그의 자선행위가 유럽 전역에 전파, 산타클로스 이야기가 생겨났다고 한다.

이 산타클로스의 썰매를 끄는 리더 순록이라는 루돌프는 1939년 미국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메이의 책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 그로부터 약 10년 뒤, 로버트 루이스 메이의 부인의 형제인 조니 마크스가 루돌프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면서 더욱 알려졌다.

제단을 장식하는 대림환과 대림초는 각각 하나님과 예수님을 뜻한다고는 하지만, 유럽 교회에서 50년 전부터 사용했던 새로운 관습이다.

즉 이것들은 성경에 없는, 크리스마스의 본래 의미인 예수를 가리는 문화적 풍습에 불과하다.

◆예수 탄생의 성경적 의미는

성탄절은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가 이 땅에 육신을 입고 태어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예수에게는 어머니도 형제들도 있었고, 아버지도 있었다. 그런데도 예수의 탄생일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러 예수의 탄생일을 알리지 않은 것이다. 마 2장에 본바, 예수 탄생 당시 헤롯 왕이 동방 박사들의 말을 듣고, 왕으로 나신 예수를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의 두 살 아래 남자아이를 다 죽이라고 했다.

이에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예수는 이후 애굽으로 갔다. 미 5:2, 사 7:14, 호 11:1 등을 본바 이 모든 과정은 성경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하나님이 그 전에 예수를 애굽으로 피난시켰으며, 헤롯 왕이 죽은 후 예수를 이스라엘로 들어오게 한 것이다.

예수가 이스라엘 나라로 들어온 후에도 그 나이와 출생을 감췄고, 장성한 후에는 이스라엘 목자들, 관원들과 마찰이 있었기 때문에 탄생 축하도 하지 못했고, 탄생 날짜도 밝히지 못했다.

예수의 탄생일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의 탄생이 주는 의미는 크다. 예수를 믿음으로 누구에게나 신의 선민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는 ‘육적 혈통이 아니라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믿는 자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한다(요한복음 1장 11~13절)’는 성경에 근거한다. 구원자(메시야)로 온 초림 예수는 구약 성경을 약속대로 다 이루고(요19:30), 자신을 믿는 백성에게 다시 오겠다며 재림을 약속했다.

당신이 크리스천이라면 이번 성탄절엔 성탄절의 주인공 예수에 대해, 그가 전파한 진리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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