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최근 자신의 이미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연예인들이 저지른 행적으로 구설에 오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연예인은 이미지로 먹고사는 아티스트다. 한순간에 타격을 받은 연예인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면 다시 재기하기가 쉽지 않다.

조용히 컴백해 예능이나 작품에 출연해도 말들이 많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이 만들어왔던 이미지며, 그 이미지를 신뢰하고 따랐던 대중이 느끼는 배신감이다.

매년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새롭게 범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연예계에 충격적인 사건 사고가 전해지고, 흉흉한 분위기도 멈추지 않고 있다.

대중이 연예인을 볼 때 가장 실망한 논란거리는 바로 학폭이다. 최근 학폭으로 논란이 됐던 스타들의 복귀 소식도 이어졌다.

조병규는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를 통해 복귀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시즌1이 종영과 동시에 시즌2를 예고했지만, 조병규의 학폭 의혹으로 인해 제작이 잠정 보류됐다. 조병규의 학폭 폭로자는 ‘경이로운 소문2’ 방영이 시작되면서 조병규의 학폭을 주장하는 입장문을 내놓았고, 조병규 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조병규와 ‘경이로운 소문2’에 함께 출연한 김히어라도 일진·학폭 의혹에 휘말렸다. 김히어라 측은 “일원들과 어울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의혹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팬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학폭위 처벌을 받았던 김소혜도 KBS2 드라마 ‘순정복서’로 복귀했으나 대중의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여전히 학폭 꼬리표도 지우지 못했다.

아울러 올해 유난히 연예계를 강타했던 사건은 바로 마약이다. 한국이 ‘마약 청정국’이라고 믿는 이들은 이제 아무도 없다. 올 한해 한국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2만명에 달한다. 10~20대 마약사범은 7000명을 돌파했다.

톱스타 유아인이 프로포폴만 9.6L, 181차례 투약했다는 사실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프로포폴을 비롯해 대마, 케타민, 졸피뎀, 코카인, 미다졸람 등 다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톱스타 이선균도 강남 유흥업소 여실장 A씨의 자택에서 대마초, 향정신성의약품(향정) 등 마약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해 연예계를 뒤흔든 음주운전 파문도 올해 계속됐다. 가수 허각의 쌍둥이 형 허공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경기 평택시 서정동 일대에서 술을 마신 채로 차량을 운전하다 담벼락을 들이받고 도주했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배우 진예솔은 가드레일을 두 차례나 들이받고도 운전석에서 잠이 들었다.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성우와 김새론은 비슷한 시기에 복귀 소식을 알려 논란이 되고 있다. 김새론은 뮤직비디오 출연을 비롯해 숏컷으로 변신한 프로필 사진을 선보였고, 배성우는 4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을 확정했다.

일진이나 ‘학폭’ 경험이 있는 학폭 가해 연예인은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언젠가는 피해자나 네티즌들이 퇴출 운동을 벌일 것이고, 사회적으로도 구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학폭 가해자는 퇴출시켜야 한다. 사회에서도 학폭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봐주기식으로 끝낸다면 인성이 바닥인 가해자들은 멈추지 않고 타인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마약을 복용한 유명 연예인의 구속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반인들에게 큰 경각심을 주고 마약범죄가 줄어들 수 있는 신호탄이 필요할 때다. 아울러 음주운전, 도박, 학폭 등 불법·비리와 추태를 행한 연예인이 있다면 책임을 지고 연예계를 떠나야 한다.

‘시간이 조금 지났으니 복귀해도 괜찮겠지’라는 착각은 대중의 분노만 일으킨다. 연예인들이 추락하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의 공동 책임은 없는지 생각해야 할 때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K-컬처 시대를 맞아 K-팝, K-드라마, K-무비를 알리는 상황에서, 일부 연예인들의 무분별한 자기 통제 실패는 글로벌 팬들에게 큰 실망감만 안길 뿐이다. 연예인들도 주변 유혹을 차단하고 스스로 이미지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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