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중 K콘텐츠에 큰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넷플릭스가 앞으로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 약 3조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넷플릭스 서랜도스 대표는 “앞으로 4년간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쇼 창작을 도울 것”이라며 “이 금액은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지속함으로써 한국의 창작사업 지원과 한국 문화, 한국의 이야기들이 전 세계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계속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이번 투자유치가 “영상 콘텐츠 산업 투자유치 사상 최대 규모”라며 국내 일자리 6만 8천여개 창출 등 콘텐츠 산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창의적 아이디어와 역량을 보유한 국내 제작사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마중물이 되고, 제작 인프라 확충과 제작 기술이 고도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국내 영상콘텐츠 산업은 뛰어난 제작역량에도 투자의 고위험성과 규모의 영세성으로 만성적 자금 부족을 호소해 왔다. 이번 투자는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이를 계기로 영상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7900억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해 콘텐츠 산업의 만성적인 자금난을 완화하고 내년에는 정책금융 규모를 1조원으로 확대한다. 이어 향후 3년간(2023~2025년) 콘텐츠 전문 인력 1만명을 양성해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도록 지원한다. 신기술콘텐츠 융복합아카데미를 통해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과 첨단기술 활용 역량을 고루 갖춘 인재도 키운다.

또한 올해 OTT 등 방송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작 단계별로 지원도 확대해 나간다. OTT 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에 455억원, 방송영상콘텐츠 후반작업 지원에 300억원 등 총 1235억원 규모를 편성하고 내년부터 이를 확대한다. 또한 한국형 AI 언어모델 개발과 AI 언어모델의 한국어 처리기술 고도화를 지원한다.

K콘텐츠 수출액을 연평균 12.3% 성장시켜 오는 2027년 250억 달러(약 33조원)를 달성한다. 이를 위해 K콘텐츠 인지도 확산과 해외 거점 확충을 통한 북미, 유럽 등 신시장을 창출한다. 중동 핵심 바이어 확보 및 아랍어 서비스 등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 교류·협력 확대 등 중동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이제 콘텐츠 산업은 반도체 산업 규모와 비슷한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의 하나다. K-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얻으면서 수출 규모가 늘어나고 전후방 연관 효과까지 고려하면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K-콘텐츠로 높아진 국가 이미지는 식품, 화장품, 가전제품 등의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2020년 기준 한국 콘텐츠 산업 매출은 128조 3000억원이다. 반도체 산업 매출 136조 6000억원과 유사한 규모다. 콘텐츠 산업의 수출액 역시 2020년 기준 119억 달러로 무선통신기기 131억 달러에 필적한다. 무선통신기기는 한국 10대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2024년 기준 국내 영상 콘텐츠 시장이 4조원쯤의 제작비가 있어야 유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50%인 2조원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같은 글로벌 기업 투자로 조달할 예정이다. 이번 넷플릭스의 투자유치로 이는 긍정적이다.

국내에서 조달해야 하는 나머지 2조원은 민간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제지원 등 제도개선을 통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현행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다. 이를 미국 콘텐츠 제작비의 20~35%, 프랑스 20~30% 등 글로벌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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