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풍경 여느 때와 비슷
승객 대부분 마스크 쓴 상태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 해제가 시작된 20일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 해제가 시작된 20일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0.

[천지일보=김빛이나, 홍보영 기자]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달라진 방역지침이 적용된 첫날 출근길 풍경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민들은 평소와 같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했다. 마스크를 의무 착용했던 2년 5개월 가량의 긴 기간에 ‘습관화’됐다는 분석이다.

20일 오전 7시경 서울 지하철 별내별가람역 4호선에서 열차를 타고 서울역 4호선까지 총 18개역을 이동하며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살폈다. 열차 칸 안에는 1명에서 많아야 2명 정도가 마스크를 벗은 상태였고, 나머지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한 열차 칸에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50~60대로 보이는 승객들은 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마스크를 벗은 승객은 20~3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층으로 보였다. 다만 극소수였고, 나이와 무관하게 대부분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시민들은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사실을 몰랐다’는 반응부터 ‘오늘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직은 조심하고 싶다’,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마스크를 벗으니 너무 좋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회현역 근처에서 탑승한 한 어르신은 오늘부터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한 여성은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알고는 있지만 아직은 조심하고 싶다”고 짧게 답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해제된 20일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썼지만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해제된 20일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썼지만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0.

◆“마스크 안 쓰면 오히려 어색”

서울역 일대에는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학교와 직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들 대부분은 혼잡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권고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역 서부방면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고등학교 3학년 문진원양은 “아직까지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불안감이 없지 않다”며 “만약 코로나에 걸리면 수능 시험에 차질이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아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택시를 기다리던 직장인 이영수(가명, 40대 초반)씨는 마스크 착용이 습관화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과 나 자신을 보호한다는 측면보다는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모습이나 에티켓 같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며 “엘리베이터나 버스를 타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불편을 끼치고 예의를 안 차린 느낌도 들어 그게 습관이 된 것 같아 계속 착용할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노혜린(23, 여)씨는 “오늘 미세먼지도 안 좋고 마스크 착용하는 게 불편하지는 않다”며 한동안 계속 착용할 것을 시사했다. 주부인 이영숙(44, 여)씨는 “벗는 게 어색하다”며 “사람들이 다 끼고 다니는데 나만 안 끼고 다니면 눈치도 보인다”고 밝혔다.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됐음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이유와 관련해 오랫동안 마스크를 착용해왔던 점이 습관으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 것은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긴 지난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긴 시간 마스크를 착용해왔기에 습관으로 굳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 해제가 시작된 20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버스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 해제가 시작된 20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버스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0.

◆미세먼지도 마스크 착용 이유

이와 달리 건강 관리를 위해 마스크 착용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세먼지와 같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해를 끼질 수 있는 물질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또는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무 해제 후에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풍경은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의무 착용 해제 이전 이뤄진 여러 여론조사에서 ‘실내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70%가량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더라도 급격한 환자 증가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 국민들이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만큼 마스크 규제를 더 완화하더라도 큰 감염 확산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정부는 이날부터 대중교통뿐 아니라 마트·역사 등 대형시설 내에 있는 개방형 약국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이는 마트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 상황에서 벽이나 칸막이가 없어 공간 구분이 되지 않는 구내 약국에서만 마스크를 쓰도록 한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또한 개방형 약국은 처방전 조제보다 일반 의약품 판매가 주로 이뤄지고, 확진자나 감염 취약자의 출입이 일반 약국보다는 적다는 점도 고려됐다.

다만 정부는 출퇴근 시간대 등 혼잡할 때는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강하게 권고했다. 정부는 코로나19뿐 아니라 그와 비슷한 호흡기 감염병을 막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마스크 착용인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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