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맘앤톡)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오는 9월 확정 예정인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주요 사항으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를 함께 쓰자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한자 병기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다수의 초등 학부모들은 한자 병기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전문그룹 비상교육(대표 양태회)의 학부모 교육정보 커뮤니티 맘앤톡이 지난 4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초등 학부모 회원 744명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추진’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5.6%(488명)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3.5%(175명), ‘잘 모르겠다’는 10.9%(81)에 그쳤다.

◆정확한 ‘단어 뜻’ 이해 도모

한자 병기의 효과로는 가장 많은 52.7%(392명)의 응답자가 ‘단어 뜻의 정확한 이해’를 꼽았다. 이어 ‘언어 능력 향상’ 16.1%(120명), ‘학습 능력 향상’ 13.3%(99명), ‘외국어(중국어·일본어) 학습에 도움’ 12.2%(91명), ‘인성 및 예절 교육에 도움’ 2%(15명)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이는 한자를 함께 표기해야 의미가 더 명확해지거나, 일상생활에서 한자를 알지 못하면 뜻을 파악하기 어려운 표현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단, 자녀의 학습 부담 가중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할 경우, 응답자의 44%(327명)는 ‘자녀의 학습 부담 가중’이 가장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 밖에 우려되는 점으로 ‘한자 사교육 증가’ 26.6%(198명), ‘교과서에 대한 거부감 발생’ 16.4%(122명), ‘국어 이해 능력 저하’ 6%(45명), ‘한글 정체성의 약화’ 4.4%(33명) 등을 들었다.

◆초등 고학년 ‘국어’부터 적용해야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중 한자 병기가 가장 필요한 과목은 ‘국어’라고 답한 응답자가 66.8%(497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사회’ 20.7%(154명), ‘수학’ 4.8%(36명), ‘과학’ 3%(22명) 순으로 집계됐다.

국어는 지문이 많고, 사회는 한자의 뜻을 알아야 이해하기 쉬운 전문 용어들이 많아 한자 병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자를 병기하기에 적당한 학년과 과목 범위는 응답자의 37.1%(276명)가 ‘초등 고학년 일부 과목’이라고 답했다. ‘초등 전 학년 일부 과목’ 22%(164명), ‘초등 고학년 전 과목’ 13.4(100명), ‘초등 전 학년 전 과목’ 10.8%(80명), ‘중학교부터 전 과목 적용’ 10.6%(79명)가 뒤를 이어, 대다수의 초등 학부모들은 한자를 이해하려면 적어도 고학년 이상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 학부모 87% “한자교육 시켜봤다”… 34% ‘학습지’

응답자의 87.1%(648명)는 초등학생 자녀에게 한자교육을 시킨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교육 방법으로는 33.9%(252명)가 ‘학습지’를 꼽았고, 이 밖에 ‘학습 만화’ 20%(149명), ‘자체적인 방법’ 11.8%(88명), ‘학교 및 방과후 학교’ 9.1%(68명), ‘학원 및 이러닝’ 6.2%(46명), ‘학습 게임’ 5.9%(44명) 등을 이용해 한자를 가르친다고 답했다.

이 같은 한자교육을 통해, 69.8%(519명)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어휘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어휘력 향상 외에도 ‘학업 성취도 향상’ 10.1%(75명), ‘한자 자격증 취득’ 9.4%(70명), ‘두뇌 발달’ 8.3%(62명) 등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어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고 학습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한자 병기의 기대효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

안경영 맘앤톡 총괄 책임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자의 비중이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일찍부터 배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나 수학처럼 한자공부를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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