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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카드업계… 비씨·농협카드, 구원투수로 영입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삼성그룹 출신 인사들이 타사 최고경영자(CEO)로 잇따라 영입되고 있다. 실적 악화를 비롯, 정보유출 사태 등 각종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내부 혁신과 함께 조직 정비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사들의 ‘삼성맨’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삼성 사랑은 유명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4일 남재호 전 삼성화재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남 사장은 1983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해상보험에 입사한 후 30년간 삼성에 몸담은 전형적인 삼성맨이다. 전임인 송진규 사장도 삼성화재 출신이고, 원명수 메리츠금융지주 전 부회장도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번 주총에서 남 사장과 함께 새로 선임된 강태구 전무와 정중영 감사위원 역시 삼성화재 출신이다.

카드업계의 삼성맨 영입은 더욱 눈에 띈다. 올 초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로 홍역을 치른 NH농협은행은 지난 7일 신응환 전 삼성카드 부사장을 카드사업 총괄 사장으로 선임했다. 신응환 사장은 1958년생으로 삼성카드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을 지냈다. 농협이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을 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은행은 “농협카드의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해 향후 농협카드 사업의 진일보한 성장을 이끌어 갈 최고 적임자”라며 “앞으로 카드사업 정상화에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신설된 정보보안본부를 총괄하는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에는 남승우 전 신한카드 IT본부장(CIO 겸 CISO)을 발탁했다.

KT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비씨카드 사장에는 서준희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이 내정됐다. 서 내정자는 전 삼성전자 사장인 황창규 KT 회장이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내정자는 1979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뒤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이후 삼성증권이사, 삼성생명 전무, 삼성증권 전무·부사장 등 삼성 금융계열사와 에스원 사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2년부터는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을 맡아왔다. 서 내정자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황창규 회장이 김인회 전 삼성전자 상무를 그룹 재무실장으로 선택한 데 이어 서준희 사장까지 영입하면서,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계열사 사장과 임원도 삼성 출신으로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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