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우리 사회는 한국과 칠레 간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로 홍역을 치렀다. 20032월에 한-칠레FTA 합의문서에 양국이 공식 서명한 뒤 일부 국민의 반대가 심했고, 특히 농민들은 국내 농가가 공멸할 것이라며 시위를 벌였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에서 국내 농가에 지원한 폐업 지원금 24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칠레FTA200441일 공식적으로 발효돼 내달 1일이면 10년째를 맞게 된다.

그 이후 우리나라는 싱가폴, 유럽자유무역지대(EFTA) 회원국 4개국을 비롯해 모두 48개국과 체결을 마쳐 활발히 교역 중에 있고 콜롬비아, 호주 등 14개국과는 협상 중에 있으며, 러시아 등 국가와 협상 준비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같이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이 더 많은 나라들과 더 좋은 조건의 무역협상을 맺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세계교역에서 유리한 무역이 그 나라의 경제성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51일 터키와 FTA를 체결했고, 호주와 콜롬비아와는 서명 타결을 한 상태로 정식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지난 4일부터 한··FTA 4차 협상을 시작했다. 세계교역규모 7위권인 한국으로서는 지속적으로 더 많은 국가와 더 좋은 조건으로 FTA 체결을 하는 것은 국제무역 수지면에서도 유리한 공략이다.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한 캐나다 스티븐 하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캐나다 간 FTA 타결을 결정짓고 양국 간 전통적 협력 관계를 맺은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FTA 체결 과정에서 정부가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세밀한 검토와 함께 상대국과 호혜의 바탕 위에서 국내 중점 산업이 부각되는 노선을 견지해야 하겠다. 과거정부가 칠레산 복숭아 검역문제를 우려해 20042010년 동안 1800억 원을 복숭아 농가 폐업지원금으로 지원했지만 칠레산 복숭아는 단 한 개도 수입되지 않아 결국 헛돈을 쓴 과거사례를 되새겨야 보아야 한다. 이를 교훈삼아 정부는 앞으로 FTA를 체결할 경우에 대책 미흡이나 정보 부재 등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나라살림이 축나는 일을 다시는 반복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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