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금속활자 주조 전수관’ 내달 초 개관

▲ 중요무형문화재 101호 금속활자장 임인호 선생이 전통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주 고인쇄박물관)

직지문화특구 핵심사업 일환
전시·체험교실 등 다채로워
임인호 보유자가 직접 운영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세계 최초 금속활자로 찍어낸 금속활자본인 ‘직지(원명: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가 주조된 곳이 있는 청주시에 금속활자 주조 전수관이 새롭게 문을 연다. 전수관은 지난 2010년 사업부지 매입을 시작해 4년여 만에 완공, 내달 2일 개관식을 진행한다.

▲ 완성된 금속활자 주조 전수관 원경 (사진제공: 청주 고인쇄박물관)

청주시는 직지문화특구 2단계 발전계획의 핵심 사업으로 금속활자 주조 전수관 건립을 추진했다. 부지 매입 후 총사업비 42억 3800만 원을 들여 연면적 1591㎡(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2012년 8월에 착공해 2013년 8월 중순에 완공했다.

1층 체험실은 전시를 비롯해 교과서 속 직지 체험, 금속활자 만들기 체험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관람객을 위한 전시실은 전시장 코스별 전담요원을 배치해 체험실 운영과정과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금속활자장의 ‘활자 만들기 주조과정 시연’ ‘금속활자 완성본과 활자장 작품 전시’로 이뤄진다.

교과서 속 직지 체험교실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1일 1회 진행된다. 사전 예약자에 한해 ‘한지 뜨기’ ‘금속활자 조판 및 인쇄’ ‘책 표지 문양내기’ ‘책 꿰매기’의 전통 방식의 과정을 통해 한 권의 책을 완성해볼 수 있다.

금속활자 만들기 체험교실은 주 1회 열린다. 이 프로그램 역시 사전 예약자에 한해 활자 만들기 심화과정을 진행한다. ‘밀랍글자 및 나무글자 조각하기’ ‘주물사 채우기’ ‘활자 다듬기’ ‘주물 붓기’ 등 직접 활자를 만들어 본다.

2층 전수실은 전통 금속활자의 기능 보존 및 후배 양성을 위한 활자장의 전수 공간이다. 3층은 업무를 보는 사무실과 손님 접견실 및 휴게 장소 등으로 구성됐다.

청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전수관 운영을 맡게 될 중요무형문화재 101호 금속활자장 임인호 선생은 스승인 오국진 선생이 타계한 후 스승의 뒤를 이어 활자 주조를 계속해오고 있다.

2009년에 제2대 중요무형문화재 101호로 지정됐으며, 금속활자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로,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불교 서적 <직지심체요절>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총 38장 분량인 직지 하권 가운데 15∼29장에 이르는 2차분 복원을 마쳤으며, 나머지 3차분 복원은 12월경 마무리할 예정이다.

임인호 활자장은 “밀랍주조 등 전통 방식의 재현이 쉬운 일은 아니나, 우리 전통의 금속활자가 탄생하는 순간은 희열과 짜릿함을 느낀다. 이때 금속활자를 만드는 고통이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 “금속활자 제작을 천직으로 알고 청주시 금속활자 주조 전수관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금속활자의 우수성과 우리 인쇄 문화의 위대함을 널리 알릴 것”이라며 “더불어 후계자를 양성해 금속활자 기술을 대대로 보전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계 최초 금속활자로 찍어낸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는 고려 승려 경한(景閑)이 선(禪)의 요체(要諦)를 깨닫는 데 필요한 내용을 뽑아 엮은 책으로, 상하 2권이다.

책은 그가 입적한 3년 뒤인 1377년(우왕3) 7월 청주목의 교외에 있었던 흥덕사(興德寺)에서 금속활자인 주자로 찍어냈다. 이때 간행된 상하 2권 가운데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은 하권 1책(첫 장은 결락)뿐이다.

프랑스인 쿠랑(Courant, M.)이 엮은 <한국서지(Bibliographie Corénne)>의 부록에 일찍이 소개된 바 있다.

한말에 주한프랑스 대리공사로서 서울에 부임한 바 있었던 플랑시(Plancy,C.de.)가 수집해간 장서 속에 있었던 것이 1950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됐으며, 서지학자 故 박병선 박사에 의해 발견돼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프랑스와의 영구임대 조건으로 반환돼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직지는 뛰어난 한국의 활자술을 보여주는 동시에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귀중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1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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