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왕실 위상 회복 전환점 될까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사진)가 6일(현지시각) 즉위 60주년을 맞았다. 60주년을 뜻하는 ‘다이아몬드 주빌리(Diamond Jubilee)’를 맞은 것은 빅토리아 여왕 이후 115년 만이다. 빅토리아 여왕은 1837년 즉위해 64년간 재위했다. 현재 85세인 엘리자베스 여왕은 2015년 9월이면 최장수 재위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계승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그의 아버지인 조지 6세가 왕이 되거나 엘리자베스 2세가 여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큰아버지인 에드워드 8세가 즉위한 지 1년도 안 돼 미국인 이혼녀 심슨 부인과 사랑에 빠져 왕위를 포기하자 선친 조지 6세가 왕위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아버지인 조지 6세가 갑작스럽게 숨지면서 엘리자베스는 1952년 2월 6일 25세의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오르게 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재위 중 방문한 나라는 116개국으로 여왕은 총 261차례 해외 방문을 했다. 같은 기간 영국과 미국에서는 각각 12명의 총리와 대통령이 바뀌었고, 교황도 6명이 바뀌었다.

여왕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위 중 받은 엄청난 지지와 격려에 감사한다. 영국을 위해 새롭게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영국 왕실은 여왕의 재위 기간 격동의 시대를 지나면서 왕실의 권위가 추락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왕위 계승자인 장남 찰스 왕세자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의 돌연한 죽음이 왕실에 큰 타격을 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여왕 개인적으로도 국민의 사랑을 받던 다이애나의 죽음에 대해 대중들과 교감을 나누지 않은 것이 ‘냉정하다’는 비난을 받는 요소가 됐다.

하지만 영국 왕실은 115년 만의 다이아몬드 주빌리 기념행사를 통해 실추된 왕실의 위상을 높이고 경기회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일 여왕의 기념 식수로 시작된 다이아몬드 주빌리 기념행사는 10월까지 진행된다. 이날 런던타워와 하이드파크에서 축포가 발사됐고,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사이트도 개설됐다. 본 행사는 대관식이 있는 6월 집중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6월 초를 다이아몬드 주빌리 공식 휴가주간으로 공표했다. 수백만 명의 시민과 점심을 나누는 가든파티와 수상 퍼레이드 등 대형 이벤트가 6월에 집중된다. 7월 개막하는 런던올림픽과 맞물려 침체된 내수 활성화의 기대치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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