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으로 안철수 원장이 출근하자 취재진들이 이번 기부와 정치 행보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행보 시작” 관측 우세
내년 총선이 중요한 분기점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꺼낸 ‘기부 카드’가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를 양보한 바 있는 안 교수의 이번 기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행보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그의 다음 행보에 주파수를 맞춘 형국이다.

안 교수는 연구소 주식 1500억 원을 기부키로 한 데 대해 15일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강의나 책을 통해서 사회에 대한 책임과 공헌을 말해온 만큼 이를 행동으로 옮긴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번 기부와 관련해 정치적 행보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정치권의 분석을 일축한 성격이 짙은 것이다.

앞서 안 원장은 지난 14일 안철수연구소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보유한 연구소 주식 절반인 1500억 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가 정치적 행보와 관련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함구했다.

안 교수의 이번 기부 선언에 대해 정치권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사회 지도층의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정치적 행보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섞여 나온다. 야권은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정치적인 해석과는 거리를 둔 상태다.

이 같은 평가 속에서 정치권에선 안 교수의 다음 행보를 유추하는 데 여념이 없다. 신당 창당설이 난무하는 기존 정당은 현재 안 교수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그가 통합정당 등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고 제3정당 창당에 뛰어들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이는 정치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안 교수가 위험을 감수하고 제3정당을 창당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관측과 맥이 닿아 있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박사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야권통합 정당이 몸을 담을 수 있는 곳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정당에 몸을 담지 않을 경우 내년 총선 이후까지 상당 기간 정치적으로 잠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이 안 교수의 향후 정치 행보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애매한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며 “내년 대선에 도전장을 내밀 경우 총선을 치른 후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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