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이 발표된 18일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의 한 노래방 입구에 영업시간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2.3.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이 발표된 18일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의 한 노래방 입구에 영업시간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2.3.18

사적모임 제한 기존 6인→8인

“퍼질대로 퍼져” 무용론 제기

“고위험군, 더 위태로워 질수”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정승자·김민철·이재빈 수습기자] “의료진까지 확진되는 마당에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어떡합니까? 당장이라도 거리두기를 강화해 확진자가 줄어들면 그때 완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가 퍼질 대로 퍼지기도 했고 이제 와서 강화한다고 해도 코로나가 줄어드는데 별로 영향이 없을 것 같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이틀간 100만명을 넘어서고 하루 300~4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방역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폭 완화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들은 방역조치를 완화한 것에 대해 섣부른 판단이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반면 더 이상의 방역강화는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무용론’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3일까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기존 사적모임 제한을 기존 6명에서 8명으로 소폭 완화하기로 했다.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은 오후 11시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당초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기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7일 0시 기준 확진자가 60만명을 넘어서면서 아직 정점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유행이 계속 급증하는 상황에서 큰 폭의 완화는 어려운 점을 감안해 조정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이 발표된 18일 점심시간을 앞둔 시각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한 식당 테이블에 수저가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2.3.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이 발표된 18일 점심시간을 앞둔 시각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한 식당 테이블에 수저가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2.3.18

천지일보가 서울역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정부가 내린 방역조치 완화의 소식을 접하자 대체적으로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김영호(가명, 60대, 남)씨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거리두기를 완화했기 때문”이라며 “어제 오늘 합해서 100만명에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고 완화하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최경숙(가명, 60대, 여)씨도 자신과 주위사람들 모두 방역완화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 감염될까 두려워 어디 나가지를 못한다”며 “방역강화를 해도 시원찮을 판국에 완화하면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이미경(가명, 60대)씨는 일반 의료체계도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을 벗어나려면 거리두기 강화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남편이 병원에 가서 척추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입원 확진자들이 많은 서울대 병원과 고대 부속 병원에서 남편을 받아주지 않아 수술을 못하고 있다”며 “의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려면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거리두기 완화는 확진자들이 적어진 후에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휴가 나온 조태윤(21, 남, 전라도 광주)씨도 “거리두기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코로나에 감염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외출이나 외박을 못 나가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또 연장될 수 있다”며 “최근 델타크론 등 신종 변이가 발견되기도 하고, 또 고위험군이 감염되면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것을 생각해서 거리두기를 강화시켜 코로나에 걸릴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 1328명으로 집계된 17일 오후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7

이와 달리 더 이상의 거리두기의 효과는 미미하다고 무용론을 제기하는 시민도 있었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이은혁(가명, 남)씨는 “지금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봤을 때 이제는 코로나의 치명률이 오미크론이 우세종화 하면서 1급 감염병의 수준보다 낮아진 것 같다. 그래서 개인이 조심한다면 거리두기는 조금 완화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 사는 이대원(가명, 27, 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는 지금 하기엔 늦은 거라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퍼질 대로 퍼지기도 했고 이제 와서 강화한다고 해도 코로나가 줄어드는데 별로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업무 차 동료들과 서울에 온 이상은(50대, 여, 대전)씨는 “거리두기가 방역에 도움이 되는지 딱히 모르겠다”며 “이번 완화도 영업시간을 밤 12시로 정했다가 확진자 수를 고려해 11시로 축소해서 진행한다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럴 바엔 그냥 폐지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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