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직후 韓경제상황 가늠
국가경제 살리려 ‘납세’ 강조
“김원웅 전 광복회장, 친일 운운 자격 있는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6.25전쟁 휴전 직후 1954년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컬러사진을 천지일보가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로부터 입수해 공개한다.
정 연구가에 따르면 사진은 수원 관공서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80세 생일 기념과 함께 ‘납세보국(納稅報國)’을 독려하는 모습이며, 또 다른 사진은 미싱 가게 앞에서 건장한 남성의 지게꾼이 지게에 기댄 채 한가한 시간을 이기지 못해 낮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미국 종군기자가 찍은 것으로 당시 미 종군기자들은 8명이 인천상륙작전으로 열린 바닷길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전쟁과 피난민들의 참혹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특히 당시에는 컬러 사진이 귀했기 때문에 이들은 중요한 순간에만 컬러로 찍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컬러에 담았던 사진은 휴전회담이 시작되면서 군사분계선에서 남북이 조금이라도 땅을 더 차지하기 위해 심리전을 펼치는 장면들이었다. 표정을 더 생동감 있게 담는 데에 컬러사진을 사용했다.
이들 종군기자들은 전쟁 직후인 1954년에도 주요 격전지를 돌아다니며 대한민국의 모습을 담았는데, 그들 눈에는 관공서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납세보국’을 강조하는 모습과 지게꾼의 피곤한 모습이 눈에 특이하게 들어와 컬러로 남겼던 것이다.
해당 사진은 경기도 수원 관공서 모습으로, 건물입구 상단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 있으며 제80회 탄신을 경축하고 납세보국(納稅報國)을 표현하고 있다. 그 앞으로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쟁을 막 끝내고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납세를 통해 폐허가 된 국가경제를 일으키고자 국민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곧 전쟁을 입은 우리 고장 건설을 위해 ‘납세’로 충성하고 나라에 보답하자고 치하하고 있는 것이다. 납세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고 나라를 살리기 위한 이 전 대통령의 의지가 보이는 사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나아가 향후 경제강국의 원동력이 된 새마을운동으로 이어지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경제상황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는 지게꾼이 고단하게 잠을 청하는 모습만 봐도 가늠이 된다. 미싱가게 앞이자 길거리에서 지게에 몸을 기대고 고개는 하늘로 향한 채 잠을 자고 있다. 이는 잠시 피곤해서 자는 것이 아니라 일거리가 워낙 없다보니 힘겨워 잠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 뒤로 보이는 미싱가게 입구 문턱에 앉은 남성의 뒷모습은 어깨가 축 처져 있다. 당시 실업자가 상당히 많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진이다. 이 모습이 종군기자에게는 안타깝고도 특이한 모습으로 비쳐져 컬러 사진에 담겼다.
이같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상황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납세보국’으로 국민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화폐에도 등장했는데, 그의 초상화가 1954년 2월 1일 100환 지폐로도 발행돼 1962년 6월 10일 3차 통화조치로 발행정지 되기 전까지 약 8년간 사용됐다.
사진을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은 납세보국운동으로 나라를 살리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김원웅 전 광복회장은 2020년과 작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 정권을 친일정권으로 치부하는 편향된 역사관을 보여 이 전 대통령의 긍정적인 모습까지 희석시키고 있다.
그런데 김 전 광복회장이 최근 지난 1년간 광복회의 국회 카페 운영 수익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횡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보훈처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제보자 진술과 보훈처가 확인 내용을 합하면 김 전 광복회장의 비자금 사용액은 총 7256만 5천원에 달한다.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는 “사진을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납세보국운동으로 나라를 살리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김원웅 전 광복회장은 친일 운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행동이 반듯해야 할 광복회장이 자신은 횡령 등의 비리가 드러나 구속 위기에 처했으면서 과연 이승만 정권을 친일 운운할 자격이 되는지 묻고 싶다. 자꾸 우리 민족을 반으로 가르는 행동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화폐에도 등장했다. 그럼 당시 그 돈을 사용한 사람들은 친일파를 숭배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화폐에 나올 정도 되면 그런 평가를 함부로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군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그 당시의 우리나라 복식(服飾)과 생활모습도 알 수 있고 수원의 풍경은 물론 힘겨운 경제상황까지도 알게 하는 귀중한 사진이다. 지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경제가 어려운 시기지만 70여년 전에는 전쟁의 폐허로 인해 지금보다 더 힘든 시절이 었었다. 그런 위기에서도 잘 이겨내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뤄냈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상황은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이 사진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자영업자들에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1951년 전쟁이 치열했던 수원화성 앞 모습. 수원화성에 총탄 흔적이 가득하다. 수원화성 앞에 집결한 가운데 부서진 탱크 앞에서 종군기자가 기대어 잠시 쉬고 있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2.25
1951년 군사분계선 확인 모습. 철조망이 한 줄 놓인 가운데 북한군과 연합군이 군사분계선을 확인하는 모습이며 38선 대신 군사분계선이 새로 설정되는 순간이다. 한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 싸움으로 경계선을 찾고 있는 현장에서 미국 종군기자들은 심리적인 모습을 더 생생하게 담고자 흔치 않았던 컬러사진을 가장 많이 남겼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2.25
중동부전선 금화, 양구지구 군사분계선 확인을 위해 현장에 동원된 인민군들의 긴장된 순간이다. 오른쪽 인민군은 담배를 피우면서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표정을 엿볼 수 있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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