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는 2013년 정종덕 당시 목포시장의 간곡한 부탁에 근대사 시록사진 120여점을 무상 기증하며 목포시에 지금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이 있게 한 주역이다. 그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호남 화합과 교류를 위한 취지로 헌신했는데,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전 의원이 목포시를 위해 헌신한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2.10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는 2013년 정종덕 당시 목포시장의 간곡한 부탁에 근대사 시록사진 120여점을 무상 기증하며 목포시에 지금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이 있게 한 주역이다. 그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호남 화합과 교류를 위한 취지로 헌신했는데,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전 의원이 목포시를 위해 헌신한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2.10

정성길 기록사진 연구가

영호남 화합·교류 취지로 목포 근대역사관 조성 헌신

호남 문화사업 교류바람 불러, 지역감정 해소 기여

부동산 투기의혹 재판 중인 손혜원 전 의원 저격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96년전 전남 목포에 설립(1926년)된 호남은행 건물이 근대역사문화공간 관광거점이자 목포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다. 목포시는 이곳 호남은행 목포지점 옛 건물을 2014년 근대역사관으로 개관했다. 이곳은 근대역사의 보물창고라고 불릴 만큼 근대역사를 사진으로 한눈으로 살펴볼 수 있는 역사전시관으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으면서 주변 상권도 형성돼 점점 근대역사문화 특화거리로 변모하며 지금의 목포시를 대표하는 장소가 됐다. 이같이 되도록 그 역할을 톡톡히 한 주역이 바로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다. 그는 지난 2013년 이 역사전시관에 구한말과 1900년대 초 우리나라의 역사는 물론 목포의 역사까지도 볼 수 있는 120여점의 근대사진을 무료로 기증하며 지금의 목포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공로가 있는 인물이다.

대구 출신인 정 연구가가 영호남의 화합과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이 뜻깊은 사업에 기꺼이 헌신했으나 이를 아는 이가 많지 않다.

이곳이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손혜원 전 의원이 사업구역에 포함된 14억원 상당의 부동산(토지 26필지, 건물 21채)을 지인과 재단 등이 매입하도록 한 투기혐의를 받고 있다. 그중 일부(토지 3필지, 건물 2채)는 손 전 의원이 조카 명의를 빌려 사들인 것으로 검찰은 밝혔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손 전 의원은 “제2의 고향이 된 목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목포를 최고의 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손 의원의 행보에 정 연구가는 오랜 침묵을 깨고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는 목포를 근대역사관 특화지역으로 만들어준 장본인은 자신인데, 투기 의혹이 짙은 손 의원이 마치 자신이 목포를 위해 헌신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어 진실은 밝혀야 할 것 같다며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손혜원 의원이 기소된지 나흘째인 21일 목포시 원도심 거리가 한산하다. ⓒ천지일보 2019.6.21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2019년 6월 21일 목포근대역사관 거리 모습 ⓒ천지일보DB

정 연구가는 정종득 전 목포시장이 시장 시절 자신을 찾아와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문화행사를 하자며 근대역사관을 만드는 데 도움을 달라고 부탁했고, 이에 좋은 취지라 희생하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정 전 목포시장은 ‘삼고초려’ 이상으로 대구에 있는 정 연구가를 계속 찾아와 간곡하게 요청했고, 정 연구가도 끝내 마음이 움직이며 돕게 됐다.

정 연구가는 당시 대구에서 목포까지 교통이 지금처럼 좋지 않음에도 계속 수십번을 오가며 전시할 수 있도록 귀중한 근대사진을 기증했다. 이 사진들은 정 연구가가 30년 넘게 전 세계를 돌며 자신의 사재를 다 팔아가며 모은 귀중한 사진들이다. 정 연구가가 이같이 평생 모은 기록사진은 7만여점이다. 이런 사진을 대가없이 정 연구가가 목포시를 위해 아낌없이 기증했고, 전시 모든 준비과정까지 직접 신경쓰며 근대역사관이 개관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더구나 당시 근대역사관 주변에는 식당조차 거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죽은 동네나 다름없었다고 정 연구가는 회상했다.

정 연구가 덕분에 목포시는 2014년 근대역사관을 개관했고, 개관식에서 정 전 시장은 정 연구가에게 문화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운 것에 감사패를 주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정 연구가는 목포시민회관에서도 120여년전 기록사진 전시를 열었고, 더불어 900여점의 기록사진이 담긴 책자 ‘일제침략시대’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정 전 시장은 정 연구가에게 감사패를 주며 거듭 목포시를 위해 헌신하는 그의 공로를 치하했다. 근대역사관을 중심으로 볼거리가 생기자 지역이 활력이 생겼고 지금의 목포시 랜드마크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정 연구가가 돕지 않았다면 사실상 지금 같은 발전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개관 당시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오른쪽)가 정종득 당시 목포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정 연구가는 120여점의 근대기록사진물을 무상 기증하며 전시관을 직접 만들어줬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2.10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개관 당시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오른쪽)가 정종득 당시 목포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정 연구가는 120여점의 근대기록사진물을 무상 기증하며 전시관을 직접 만들어줬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2.10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개관 당시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오른쪽)가 정종득 당시 목포시장(앞줄 가운데) 등과 전시장을 둘러보며 기록사진물을 설명하고 있다. 정 연구가는 120여점의 근대기록사진물을 무상 기증하며 전시관을 직접 만들어줬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2.10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개관 당시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오른쪽)가 정종득 당시 목포시장(앞줄 가운데) 등과 전시장을 둘러보며 기록사진물을 설명하고 있다. 정 연구가는 120여점의 근대기록사진물을 무상 기증하며 전시관을 직접 만들어줬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2.10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는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개관 이후 목포시민회관에서도 기록사진 전시 개최와 함께 '일제침략시대'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정종득 당시 목포시장(왼쪽)으로부터 재차 감사패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2.10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는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개관 이후 목포시민회관에서도 기록사진 전시 개최와 함께 '일제침략시대'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정종득 당시 목포시장(왼쪽)으로부터 재차 감사패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제공: 정성길 기록사진연구가) ⓒ천지일보 2022.2.10

그런데 이런 정 연구가의 공로는 오간데 없고, 이를 손 전 의원이 마치 자신이 발전시킬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불거지는 장소가 됐다고 정 연구가는 분개했다.

그는 “영호남 화합 취지로 목포시에 죽어 있는 동네를 살려주고 활력소를 불어넣어줬는데, 그런 참뜻이 손혜원씨가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희석됐다. 손씨가 마치 자신도 박물관을 한다면서 사실상 권력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는데, 내가 그렇게 활성화 시키지 않았다면 투기도 못했을 것”이라면서 “영호남 화합을 위해 교류하면서 바람을 불어넣으니 난데없이 손씨가 갑자기 나타나서 구들목(온돌방에서 아궁이 가까운 쪽의 방바닥)을 차지하고 있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연구가는 “과연 손혜원씨가 목포시를 위해 나무 한그루라도 심었는가, 전혀 목포시를 위해 한 것이 없다. 목포시를 위한다면 나무 한그루라도 심던가, 건물에 페인트칠이라도 해야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거다”면서 “말만 앞세우고 부동산 투기 의혹만 있을 뿐이지, 목포시를 위해 전혀 한 게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한 “손혜원씨가 기자회견을 할 때도 목포 이곳이 전에는 죽어있는 곳이었으나 어떤 사연으로 인해 이제는 활성화돼 다행이라는 말을 먼저 해준다음 자신이 이제는 어떻게 해결을 하도록 하겠다라는 그런 내용들을 말을 할 줄 알았는데, 땅을 사게 된 동기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이것은 타당성에도 안맞고 정치적으로 이용을 했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정성길 사진연구가가 영호남 교류의 교두보를 놓은 이후 대구 중구와 목포시는 자매도시가 되기도 했다. 정 연구가의 행보는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데도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이다.

한편 2014년 목포 근대역사관 개관 이후 2년 뒤 전남 함평군에서도 소식을 듣고 정 연구가에게 부탁이 왔다. 함평나비축제 성공신화의 주인공인 이석현 당시 함평군수도 정 연구가가 있는 대구로 몇 번을 찾아와 자기지역도 목포처럼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번에도 그는 흔쾌히 허락했다. 정 연구가는 함평군에도 100여점의 근대사진을 무상 기증하며 박물관 조성에 도움을 줘 나비축제가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함평군의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는 데도 역시나 정 연구가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함평군은 정 연구가의 기증사진을 직접 운반하러 대구시 자택에 방문했을 때 야외에서 풍물놀이와 굿 등을 펼치며 감사함을 표했다.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손혜원 의원. ⓒ천지일보 2019.1.23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2019년 1월 23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손혜원 전 의원 ⓒ천지일보DB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건물 투기 의혹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2시 목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3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2019년 1월 23일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건물 투기 의혹으로 논란의 대상인 손혜원 전 의원이 목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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