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기독교계 연달아 예방
한교연 윤석열 지지 성명 등
노골적 지지로 사회적 논란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종교계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개신교·불교·원불교 등 각 종단 종교지도자들을 예방하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 이 후보는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을 방문해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을 예방했다. 이 후보는 나 교정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원불교가 추구하는 것처럼 갈등하지 않고, 불필요하게 경쟁하지 않고 통합되고 함께 사는 세상, 서로 존중하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원불교 내용은 잘 모르지만 강약진화라는 말씀도 제가 자주하는 얘기 중 대동세상 억강부양과 부합하는 데가 있다”며 “요즘처럼 격변하는 생활의 시대에 정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불교는 사회기여를 많이 한다. 정말 깨끗, 청렴하게 수행생활도 모범적이고 정말 배울게 많다”고 극찬했다.
나 원장은 이 후보에게 “건강하고 공정한 사회,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주시라”며 “평등하게 잘 살 수 있게, 통일된 나라를 이룰 수 있도록 해주십사하는 말씀을 전해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릴레이 종교계 방문을 이어가며 종교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지난 8일에는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조계종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교총 공동대표회장단을 만나 논란의 도마위에 오른 차별금지법에 대해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소강석 목사가 이 후보에게 “차별금지법 처리는 교계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가셔야 한다. 자꾸 이렇게 소수자를 배려하고 다수를 묶어버리는 문화적·병리적·사회적 현상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조하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이) 당면한 현안이거나 긴급한 문제 당장 닥친 위험의 제거를 위한 긴급한 사안이라면 모르겠지만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가야 하는 방향을 정하는 지침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이 후보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예방했다. 그는 정청래 의원이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고 언급했던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과한 표현으로 종교계에 심려 끼쳐드려서 대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불교문화가 사실 우리 문화의 뿌리인데 그런 이유 때문에 종교 단체 중 유일하게 법률에 의해 재산권을 제한 받고 있다”며 “부담을 주면 그에 상응하는 예우와 보상을 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불교계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그런가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개신교계 원로들을 만나며 개신교 표심확보 행보에 본격 나선 모양새다.
지난달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이 끝난 뒤에는 첫 공개 행선지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택했으며 지난 8일에는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을 찾아 김장환 목사를 예방하며 조찬을 함께 했다.
윤 후보 캠프 측은 “김 목사가 이 자리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함께 대통령 선거의 시작점에서 윤 후보가 대장정을 잘 헤쳐나가라는 뜻으로 기도를 해주셨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보수 개신교계가 윤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면서 개신교 안팎으로 적절치 않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인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고(故) 조용기 목사의 빈소에서 이영훈 목사, 김삼환 목사를 비롯해 국내 유명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윤 후보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를 해 논란이 됐다.
특히 최근 보수 개신교 연합기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이례적으로 윤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한교연은 성명에서 “윤 후보가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 마음에 상처를 아물게 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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