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종훈 정치평론가가 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9.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종훈 정치평론가가 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9.1

‘선거경영’ 책 출간 “정치 진입장벽 낮추기 위해”

“정치 입문에도 기본이 필요… 선한 사람 많아져야”

“과학적 기법 통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이미지 정치 시대”… ‘이미지’와 ‘홍보’도 중요해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정치인도 어떤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최고경영자(CEO)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과 기업체 CEO가 당면한 과제는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선거에도 전략과 전술, 조직과 관리의 방침을 정하고 실행하는 방법이 필요한거죠.”

이종훈 정치평론가(정치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의 말이다. 그는 선거에 경영 컨설팅 기법을 최초로 적용한 선거운동 가이드북 ‘선거경영’을 발간하고 선거나 정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첫 번째로 이렇게 질문했다. “왜 정치를 하려고 하십니까?”

◆“정치 진입장벽 낮춰 누구나 참여해야”

이 평론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책을 쓴 이유로 ‘정치와 선거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꼽았다. 그는 “정치 경영 컨설팅은 원래 미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정치 입문에도 기본이 필요할 것 같아서 먼저 시작했는데 친절하게 소개해주는 책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치는 여러모로 진입 장벽이 높다고 본다”며 “공적인 역할을 할 의지를 가진 선한 사람 누구나 정치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집필 이유를 밝혔다. 이 평론가는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선 사회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과 선한 의지,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많이 영입돼야 한다”며 “정치권이 보통 ‘흙탕물’ 등으로 표현돼 괜히 쌓아온 명성이 훼손될까 싶어 꺼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에 진입한 사람도 중도 탈락한 사람이 많았다”며 “좋은 역량을 가진 사람이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일도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섬의 법칙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를 인용해 ‘양화가 악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에 진입장벽이 낮아져 좋은 인물이 정치판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책을 통해 한국정치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후보자와 참모진이 체감할 수 있는 현실 적용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특히 7단계로 나눠 ▲사전 준비를 통한 정치적 비전과 미션 수립 ▲전략 기획 ▲정무 기획 ▲전술 기획 ▲정책 기획 ▲자원 관리 ▲온라인 홍보 등 방법론을 제시했다.

◆“정치도 개혁 필요해… 핵심은 ‘정책 공약’”

정치와 선거라는 주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전문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운’ 주제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 평론가는 “이제 선거도 쉬워져야 한다”며 “특히 10~30대 젊은이들도 정치에 뛰어들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정치도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경영’에 대해 “말 그대로 선거와 경영을 결합한 개념”이라며 “선거운동을 하는데 필요한 전략과 전술, 조직과 관리의 방침을 정하고 실행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경영이라는 과학적 기법이 주어진 환경, 곧 정국구도 속에서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당선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며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비용을 절감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특히 선거 판세를 가르는 핵심으로 ‘정책 공약’을 꼽았다. 그는 “아직 선거공보를 봐도 꼼꼼히 공약을 따져서 누가 나에게 더 실질적인 이익을 주는가 보다는 정당과 이미지, 유명세만 보고 결정하는 게 많다”며 “그러나 제도적인 측면에서 정책선거를 지향한 노력이 꾸준하게 진행돼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자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예비후보자들은 공약집을 제작해서 판매할 수 있는 점이나 각종 선거 때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비교 평가해서 결과를 공표하는 점 등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공약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이 그랬다”며 “유권자들의 인식이 높아짐에 따른 정책 선거 지향적 선거문화의 형성도 계속 예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한 이종훈 정치평론가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저서 ‘선거 경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9.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한 이종훈 정치평론가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저서 ‘선거 경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9.1

◆선거 승리를 위한 키포인트 ‘전술’

선거는 반드시 ‘승리’라는 목표가 있다. 또 이를 위한 수단이 선거운동이라고 볼 때 이 평론가는 방법적인 측면에서 선거운동을 기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선거운동 기획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바로 해당 지역구의 투표 성향 분석”이라며 “나이와 성별 등을 따져 어떤 정당의 누구를 얼마나 지지했는가를 먼저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석이 끝났다면 다음엔 어떤 대상이 나를 밀어줄지 잘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전술 단계에서 제일 잘 파악해야 할 것이 ‘중립지대에 있는 유권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중도층’을 말하는데 이들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평론가는 “공략 방법은 흔히 두 가지가 있다. 핵심 지지층을 집중 대상으로 하는 ‘집토끼 공략’과 중간층과 타 후보 지지층을 집중 대상으로 하는 ‘산토끼 공략’”이라며 “일반적으로는 선가 판세가 유리하고 응집력이 높을 때 중간층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술에서 ‘이미지’와 ‘홍보’도 선거운동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이미지 정치 시대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보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홍보도 마찬가지다. 후보와 핵심 공약 사항을 제대로 알려야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훌쩍 다가온 대선의 시대정신은?

제 20대 대선이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지나 약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시대정신’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대선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대한 정치적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평론가는 20대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전환’을 언급했다. “지금 시대야말로 전환의 시대다. 산업구조가 바뀌고 삶의 패턴이 문명이 변하는 시기”라며 “코로나19로 전환에 더 가속도가 붙었고 이제는 디지털 전환 코어도 굉장히 중요하게 봐야 할 이슈가 됐다”고 말했다.그는 “전환을 주도해나가는 것이 차기 지도자의 자질”이라며 “그동안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추격해서 계속 발전을 이뤄낸 다음 현재 1등을 하고 있는 곳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1위 상품을 만드는 선진국이 할 것은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보거나 만들지 못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것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차기 지도자를 위한 유권자들의 의식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선진국이 됐다. 선진국이 된 만큼 국민들이 냉정해져야 하고 의식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아직 감정적으로 정치에 접근하거나 하는 게 많다. 이제 우린 선진국 국민이다. 선진국 국민에 걸맞은 정치적 선택을 해야 될 시점이고 지금 전환기이기 때문에 무게감을 갖고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종훈 정치평론가가 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9.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종훈 정치평론가가 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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