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면제·다운계약서 등 도마에
위장전입 추궁에 “이성적 판단 못 해 죄송”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4일 국회에서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병역면제, 자녀 진학을 앞둔 위장전입, SK텔레콤 소유 그랜저 승용차 무상사용, 행당동 대지 매매 시 다운계약서 작성 등의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한 후보자에게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공격 지점으로 삼아 야당은 그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고 야권의 주장을 일축한 여당은 한 후보자의 해명을 요구하면서도 검찰개혁 등의 문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가 부족했고 관련 증인이 모두 출석하지 않은 점을 들어 ‘반쪽짜리 청문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됐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병역면제에 의문부호를 달았다.
박지원 의원은 “당시 의술이 발전하지 않아서 디스크는 수술만 하면 병역면제가 된다”며 “혹시 나이롱 수술을 하고 병역을 면제받은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또 “후보자는 비상장주식이 없다고 했지만 있었고, 신용카드 문제, SK 최태원 회장과의 석연치 못한 관계, 최태원 회장과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과의 관계 등이 의혹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학재 의원은 한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을 놓고 “다른 직업도 아니고 범죄자를 처벌하는 검사의 위치에서 위법행위를 한 점은 잘못했다”며 “검사가 자기에게 엄격하고 국민에게 엄격해야 하는데 거꾸로 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자녀 문제로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해 죄송하고, 앞으로 자기 관리를 충실히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나라당은 검찰개혁 등의 문제를 정조준했다.
이정현 의원은 “검찰이 정치적으로 중립해야 하고, 국민의 불신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의원은 “수사기밀의 사전 유출, 국민의 법 감정을 배려하지 못한 수사 등이 일부 존재한다”면서 “국민을 법으로 보호해야겠다는 신념이 있는 검찰 총수가 이러한 고리를 끊고 개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국민에게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이 저축은행 국정조사와 관련한 기관보고 출석을 거부한 데 대해 같은 당 이두아 의원은 “검찰총장이 된다면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응하겠느냐”라고 한 후보자에게 집중적으로 물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은 “후보자가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데, ‘청문회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인사청문회에서 면죄부를 받겠다는 것인가”라며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밖에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검찰의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한 후보자의 소신을 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