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는 4일 인사청문회를 열어 한상대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전방위적 인사 검증을 벌였다.

검찰이 저축은행 비리사건을 수사 중이고, 전임 김준규 검찰총장이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 논란으로 사퇴한 뒤여서 여야 의원들은 검찰의 공정수사와 자발적 개혁의지 등을 살피는 데도 주력했다.

개인 신상과 관련된 의혹들도 정밀 검증대 위에 놓였다.

여야 의원들은 한 내정자의 병역면제, 자녀 진학을 앞둔 위장전입, 서울 행당동 대지 매매시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한 세금회피, SK텔레콤 법인 명의로 돼있던 처남의 그랜저 승용차 무상사용 의혹 등을 놓고 사실 관계를 파고들었지만 여야간 강도에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병역면제와 관련해서는 한 내정자가 대학 1학년때인 1980년 5월 현역 입영 판정을 받았다가 이듬해 7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같은해 8월 서울대병원에서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1982년 5월 사법연수원생 신분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배경에 초점이 맞춰졌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디스크 수술과 관련, "본인이 갖고 있는 필름이나 체증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데도 한 내정자가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검찰은) 수사상 필요하다면 압수수색을 하는데 검찰총장을 하겠다는 분이 자료제출을 안하는 것은 석연치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은 "한 내정자는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뒤 상체를 고정시키고 몸을 잡아당김으로써 디스크 증상을 완화시키는 비(非)수술 치료법인 `견인치료'를 9일간 받았다. 의사도, 본인도 수술을 피해보려는 노력을 했던 것"이라며 수술을 통한 의도적 병역회피 의혹을 일축했다.

민주당은 또 한 내정자의 가족이 처남이 임원으로 있던 SK텔레콤의 법인 명의 그랜저 승용차를 2006년-2010년 무상으로 사용하다가 2010년 6월 한 내정자가 구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추궁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청문회 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내정자와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주 만나는 사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 같은 배경에서 서울중앙지검의 삼화저축은행 수사와 한 때 언론에 내사가 보도됐던 SK 관련 수사가 제대로 안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지난 10여년간 경찰과 서울시의 과태료 납부현황 자료를 보니 주정차 위반 등 경미한 위반으로 한 내정자 및 가족에게 과태료가 처분됐을 때 모두 본인들 차량에 대해 부과됐다"며 "SK의 법인차량은 처남이 사용했고 한 내정자는 사용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반박했다.

이 밖에 민주당측은 한 내정자가 지난 2000년 고교 동창이 운영하는 벤처회사의 비상장주식 1천주를 500만원에 매입했다가 2005년 2천만원에 팔아 1천5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면서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한 내정자는 서면답변에서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적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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