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논리상으로 맞지 않다”
정세균 측 “지도부 책무” 반발
“뭘 검증하느냐” 이재명은 반대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당 내 대선 후보 검증단 설치를 두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검증단 설치에 대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자, 이른바 ‘이심송심(李心宋心,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밀어준다는 주장)’ 논란이 더욱 가열되는 기류다.
6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송 대표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 검증단 설치 요구에 대해 “논리상으로 맞지 않다. 소송 진행 중에 소송 요건을 심사하자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당에서 중간에 개입하면 되겠느냐”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송 대표는 “이씨에는 이낙연 후보도 있잖으냐”며 “나도 35%의 득표를 한 당 대표다. 나도 유권자인데, 나를 공격해 무슨 도움이 될지 후보들이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송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심송심’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정세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영주 의원은 “국민의힘에 선제적 조치를 빼앗긴 당 지도부가 검증단 설치를 경선 개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검증단 설치는 당 지도부의 책무이며, 정권재창출을 위한 현명한 포석”이라며 “당 대표와 지도부는 후보들의 합의를 존중하여 클린검증단을 즉각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이심송심 논란을 두고 “다수 당원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오해나 의심을 받지 않는 것이 향후를 위해 좋을 거라고 지도부에 말하고 싶다”며 “캠프 차원의 공방으로만 보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검증을 철저히 하자는데 100%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검증단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전과기록을 다 보여 드렸는데, 뭘 검증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자꾸 그 말씀을 하시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 역시 “검증단을 만들면 이전투구로 빠져들 수 있다”며 “배가 산으로 가버리는 것이고, 그래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증단 설치 여부를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