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뉴시스] 작년 2월25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실에서 직원들이 저장(浙江)성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보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을 검사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작년 2월25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실에서 직원들이 저장(浙江)성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보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을 검사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두고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인 SARS-CoV-2가 이전의 많은 전염성 병원체들처럼 동물로부터 인간 개체군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 온 과학자들도 중간 숙주가 되는 동물을 발견하지 못하자 의도하지 않은 실험실 유출 사고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가능성을 열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이 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었는지조차 몰랐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같은 ‘연구실 유출’ 시나리오는 지난달 사이언스지가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보다 강력한 조사를 요구하는 18명의 저명한 과학자들의 서한을 발표하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서한에서 과학자들은 연구실 유출 가설을 두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결론을 낸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를 비판했다.

그러나 실험실 유출 가설 역시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 중국 과학자들은 실험실에 SARS-CoV-2나 관련 바이러스를 보유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출에 대한 추측은 지금껏 중국 정부가 누락시킨 정보, 과학자들의 일관성 없는 진술, 중국 관리들 사이의 투명성 결여를 바탕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떤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주장에 있어서도 현재는 이를 입증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는 만큼 추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원(NAS)과 공학 아카데미의 총장들은 최근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유행의 기원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하는 과학적인 조사를 지지했다.

마르시아 맥넛 NAS 회장은 “실험실의 사고 가능성에 열려 있는 과학자가 음모론자라는 딱지를 붙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누군가가 이런저런 가설에 대해 강하게 주장한다면 과학적 방법은 그것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어야 한다. 일부 사람들이 어느 한 가설을 확실하게 주장하더라도 증거나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할 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보기관들에게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8월까지 조사 결과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에 ‘국제적 고립’까지 언급하며 코로나19 기원 재조사 협조를 촉구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조사관들이 이 사건이 어디서 발생했는지 밝혀내는 진짜 작업을 하도록 허락하거나 아니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세계에 퍼졌고 누가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지 진상을 규명할 때까지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는 “현 시점에서는 (중국에) 위협을 하거나 최후통첩을 할 수 없다”며 수위를 조절해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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