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욕심에는 끝이 없고. 특히 권력욕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말도 있으니 자신의 그릇과 여건에 따라 적이 판단해 물러날 때 물러서는 지혜도 있어야 하건만 득의양양해 실기하는 경우가 있는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그런 경우가 아닐까? 이성윤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오르고 법조계에서 유력 후보라는 말이 떠돌자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이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편의 글을 올렸다.

“이 검사장, 순리대로 따를 건 따르고, 벼슬도 이쯤에서 사양하고 마음을 비우는 게 어떤가”하는 내용인데, 단도직입적으로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내려올 것을 종용한 글이다. 두 사람은 검찰 가족으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지난 2012년 8월 서울동부지검에서 넉 달여간 함께 근무했던바 당시 이성윤 지검장은 부장검사 지위에 있었고 직속상관인 동부지검장이 석동현 전 지검장이었다. 그래서 석 전 지검장은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있으면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있는 이 지검장에게 그만큼 했으니 마음을 비우고 후보군에서 내려오면 어떨까 하는 권고를 보냈는데 이 지검장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끝내 최종 후보군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입장에서는 친정권 인사로서 행보를 보였고,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로서 정부․여당에 충성(?)을 다했던 만큼, 또 법조계나 여권 정치권에서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자로 소문났으니만큼 당연한 수순의 귀결임을 바라면서 내심 검찰총장 자리를 꿈꾸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4.7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의 참패 이후 정국 불안과 함께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의혹의 피의자 신분인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황제조사’ 논란 등으로 인한 역풍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예심조차 통과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검찰에서는 이 검사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를 소집해둔 상태다. 수심위 결정에 따라 이 검사장은 기소될 수도 있는데 한때 문재인정부의 친정권 검사로 유명세를 떨쳤고,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였던 이 중앙지검장을 보는 법조인들이나 국민의 판단은 이젠 사뭇 다르다. 인과응보라면 인과응보이기도 한데, 총장후보추천위에서 탈락될 줄 알았다면 석동현 전 지검장의 충고대로 미리 사퇴했더라면 더 이상의 체면은 깎이지 않았을 것이다.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탈락한 이 지검장을 두고 호사가들은 비록 총장후보에는 낙천됐지만 고등검찰청 검사장이나 검찰청 차장검사로 승진할 것이란 말도 떠돈다. 그렇지만 조직구성원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자가 조직 내에서 성공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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