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오만과 안일함이 국민에게 얼마나 큰 재앙이 되는지 전 세계가 목도하고 있다. 일일 확진자는 38만명, 사망자 3000명, 누적사망자 20만명을 넘어서면서 인도 전역이 팬데믹 지옥이 됐다. 지난 1월 모디 총리는 세계경제포럼에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전 세계의 팬데믹과의 전쟁도 돕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모디 총리는 오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일 확진자 최대치를 경신한 날에도 그는 노마스크로 지방선거유세에 나섰다. 방역 원칙을 무시한 행보는 국민의 방역심리를 느슨하게 만들었고 재앙으로 돌아왔다. 그 결과 8년째 재임 중인 모디는 최대 정치 위기에 몰렸다.

인도는 백신 최대 생산국이다. 하지만 여태 접종률은 8%에 불과하다. 상황을 통제하고 백신을 언제든 확보할 수 있는 자만심에 빠져 인도가 주문한 백신은 국민의 3%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미국이 6천만명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타국에 공급할 의향이 있다고 했을 때에도 요청하지 않았다.

모디는 정치적 대가를 치를 것이 자명하지만 국민은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잃는 처참한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최근 다급해진 인도가 백신 수출중단을 선포하면서 코벡스에 의한 백신 수급을 기다리던 아프리카는 날벼락을 맞았다. 세계보건기구가 운영하는 백신공급체계 코벡스가 인도에서 초기 공급물량의 71%를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인도의 코로나 상황 악화로 백신 공급이 중단된 것이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느린 백신접종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13억명 중 1500만명만 접종을 마친 상태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지도자들도 코로나를 아시아의 감기로 치부하다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방역원칙을 지키고 치료제와 백신을 보급하고 접종하는 것만이 팬데믹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 지난해 지구촌이 깨달은 팩트다. 이런 과정을 보고도 방역원칙을 무시하고 국민을 팬데믹 지옥으로 몰아넣은 모디는 인도 최악의 총리로 남을 것이다. 특히나 바로 옆에 백신을 두고도 제대로 접종하지 않아 온국민을 위험에 빠트린 지도자의 안일함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방역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 국경도 인종도 종교도 계층도 차별하지 않는 것이 바이러스다. 우리도 정부가 방역을 자신할 때마다 대확산이 일어나고 문제가 촉발됐던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방역은 자랑할 것이 아니라 종식을 선언하는 그날까지 자중하면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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