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 시계 방향으로 김연경, 박철우, 문성민 (사진제공: 대한배구협회)

최근 부진 털어버리고 최초 남녀동반 우승 도전
남자 ‘3연패’ 여자 ‘도하서 노메말 수모 만회’ 지상과제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위기의 한국 남녀배구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아시안게임 금빛 사냥에 나선다.

남녀 대표팀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흡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며 위기에 봉착해 있다. 남자대표팀은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2006년 도하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승승장구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아시아예선에서 탈락하며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도 35년 만에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여자대표팀 역시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구기종목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따내는 등 아시아 최강 실력을 자랑해 왔지만 지난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 노메달에 그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후 여자배구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탈락하며 44년 만에 남녀가 모두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더구나 그 뒤 간판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삼성화재)가 대표팀 이상열 코치에게 구타를 당하는 사건과 문성민(현대캐피탈)의 드래프트 규정 위반 논란으로 소속구단과 타구단이 법정공방까지 가는 일이 발생하면서 남자배구는 그야말로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여자배구도 일부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 거부 문제가 계속 불거지며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자 다행히 대한배구협회(KVA)와 배구연맹(KOVO)이 의기투합해 포상금을 비롯한 재정적 지원을 대폭 늘리는 등 대표팀 분위기 쇄신에 발벗고 나서게 됐다.

일단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는 최고의 ‘쌍포’ 문성민과 박철우가 지난 8월 일본과의 월드리그 예선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2연승을 거두고 6년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해 분위기가 회복됐다.

베테랑 공격수 이경수(LIG손해보험)와 현역 최고 세터 최태웅(현대캐피탈)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것이 타격이 크지만, 노장 석진욱(삼성화재)과 김학민(대한항공)이 모처럼 오랜만에 복귀해 노련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때 ‘갈색폭격기’로 주름잡았다가 2007년 말 은퇴한 신진식이 트레이너로 대표팀에 합류해 코트 밖에서 여러 방면으로 선수들을 도울 예정이다.

16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여자배구는 최근 아시안컵 준결승에서도 태국에 지면서 3위에 머무는 등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남자배구에 비해 전망은 그리 밝진 않다. 그나마 주전이 대거 빠진 일본을 꺾고 3위를 차지해 겨우 체면치레를 한 것.

다만 대표팀의 핵심선수이자 일본프로배구에서 활약하는 김연경(JT마블러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 준다면 충분히 희망적이다. 박삼용 감독은 김연경을 라이트 공격수로 돌려 수비 부담을 줄이고 더욱 다양한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또 황연주(현대건설)와 정대영(GS칼텍스)이 새로 가세한 점도 기대해 볼만하다. 여자대표팀은 29일부터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모의시험을 치르게 된다.

남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과 한 조에, 여자는 태국 타지키스탄 중국 몽골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남자대표팀 명단
▲감독= 신치용(삼성화재)
▲세터= 권영민(190cm, 현대캐피탈), 한선수(189cm, 대한항공)
▲센터= 고희진(198cm, 삼성화재) 하현용(198cm, 국군체육부대) 신영석(198cm, 우리캐피탈)
▲라이트= 김학민(193cm, 대한항공) 박철우(198cm, 삼성화재)
▲레프트= 문성민(198cm, 현대캐피탈) 신영수(197cm, 대한항공) 김요한(198cm, LIG손해보험) 석진욱(186cm, 삼성화재)
▲리베로= 여오현(176cm, 삼성화재)

여자대표팀 명단
▲감독= 박삼용(KT&G)
▲세터= 김사니(180cm, 흥국생명), 이소라(177cm, 한국도로공사)
▲센터= 정대영(183cm, GS칼텍스) 김세영(190cm, KT&G) 양효진(190cm, 현대건설)
▲라이트= 황연주(177cm, 현대건설)
▲레프트= 한유미(180cm, 현대건설) 김연경(190cm, JT마블러스) 한송이(186cm, 흥국생명)
▲리베로= 오지영(170cm, 한국도로공사) 임명옥(176cm, KT&G) 남지연(172cm, GS칼텍스)

남자배구 대표팀 일정
13일 16시 한국 vs 베트남
15일 18시 한국 vs 인도네시아
17일 16시 한국 vs 카자흐스탄

여자배구 대표팀 일정
18일 18시 한국-태국
19일 18시 한국-타지키스탄
20일 20시 중국-한국
22일 12시 한국-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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