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계춘할망’ ‘덕구’ 스틸. (제공: ㈜콘텐츠 난다긴다, 메가박스㈜플러스엠)
영화 ‘계춘할망’ ‘덕구’ 스틸. (제공: ㈜콘텐츠 난다긴다, 메가박스㈜플러스엠)

 

다양한 장르… 가족의 의미 되새겨

색다른 가족 이야기로 감동 선사

드라마부터 액션, 스포츠 코미디까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해보는 가정의 달 5월이다. 우리는 모두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현실을 사는 게 힘겨워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 주인공인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통화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봤다.

◆노익장 과시하며 어린 배우들과 호흡 맞춘 윤여정·이순재

지난 2016년에 개봉한 ‘계춘할망(창 감독)’은 12년 만에 잃어버렸던 손녀를 기적적으로 찾은 ‘계춘(윤여정 분)’과 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함께 살아가면서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가족 감동 드라마다. 70이 넘는 나이에도 도회적인 이미지를 가진 배우 윤여정은 제주도에서 물질하며 살아온 해녀 계춘으로 분해 노익장을 과시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간 부모의 보살핌 없이 길거리를 떠돌아다녔던 혜지는 할머니 계춘과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준익 사단의 방수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덕구(감독 방수인)’는 어린 손자와 사는 ‘덕구 할배(이순재 분)’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올해 가장 슬픈 이야기’라고 평을 받았던 이 영화는 끊으려 해도 끊을 수 없고, 선택하지 못하는 핏줄과 뿌리에 관해 이야기한다. 너무나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덕구’는 누구나 휘몰아치는 시련 앞에서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무한대로 강해질 수 있는 진한 가족애를 전한다.

영화 ‘챔피언’ ‘레슬러’ ‘당갈’ 스틸.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영화 ‘챔피언’ ‘레슬러’ ‘당갈’ 스틸.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스포츠를 앞세운 3편의 코미디 영화

같은 듯 다른 3편의 코미디 스포츠 영화가 가족 관객을 맞이한다. ‘마요미’ 마동석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화제가 된 ‘챔피언(감독 김용완)’과 유해진의 프로 살림러 변신이 돋보이는 ‘레슬러(감독 김대웅)’, 인도영화 역대 흥행 2위에 오른 히트작 ‘당갈(감독 나테쉬 티와리)’이 그 주인공이다.

‘챔피언’은 한때 팔씨름 세계챔피언을 꿈꿨지만 지금은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마크(마동석 분)’가 자칭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 ‘진기(권율 분)’의 설득에 한국에서 팔씨름 대회를 준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았다. 마동석의 짜릿한 ‘팔뚝 액션’은 물론 마크와 뒤늦게 알게 된 동생 ‘수진(한예리 분)’이 진짜 가족이 돼가는 과정을 따뜻하면서도 유쾌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준다.

언제나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배우 유해진의 변신이 기대되는 ‘레슬러’(감독 김대웅)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 지 20년, 살림 9단 아들 바보가 된 ‘귀보씨(유해진 분)’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속 귀보는 아들 ‘성웅(김민재 분)’만을 바라보며 살고 귀보의 ‘엄마(나문희 분)’는 아들과 손자 걱정에 여념 없다.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고 이끼지만 다정한 표현 한번 하지 못하는 흔한 가족의 모습을 담은 영화는 기분 좋은 미소를 자아낸다.

한국 국민들에게 ‘세 얼간이(2009)’ 속 얼간이 중 한명으로 유명한 아미르 칸이 ‘당갈’로 돌아왔다. 레슬링 시합을 가리키는 힌두어를 제목으로 한 영화 ‘당갈’은 인도의 여자 레슬링을 개척한 ‘기타’와 ‘바비타’ 자매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중국과 대만에서 흥행에 성공해 한국을 찾은 이 영화는 두 딸의 성장기에 전직 레슬러 아버지의 이야기를 더한 가족 드라마로 감동을 전해준다.

영화 ‘어바웃 레이’ ‘당신의 부탁’ 스틸. (제공: 오퍼스픽쳐스, CGV아트하우스)
영화 ‘어바웃 레이’ ‘당신의 부탁’ 스틸. (제공: 오퍼스픽쳐스, CGV아트하우스)

 

◆어색해도 가족은 가족

성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많지만 가족을 설득시키고, 가족이 받아들이기까지 힘든 현실을 그린 영화는 적다. ‘어바웃 레이(감독 게비 델랄)’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 남자가 되려는 ‘레이(엘르 패닝 분)’와 그런 자녀를 맞닥뜨린 싱글맘 ‘매기(나오미 왓츠 분)’, 레즈비언 할머니 ‘돌리(수잔 서랜든 분)’ 등 흔치 않은 가족 구성원의 사연을 그린다.

16세 레이는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4살 때 스스로 남성임을 자각하고 성전환을 위한 호르몬 요법을 받는다. 이를 바라보는 매기는 레이의 선택을 지지하면서도 불안하기만 하다. 이에 레즈비언 애인과 함께 사는 돌리까지 세사람의 관계는 복잡하지만 영화는 레이의 어린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낸다. 성 소수자 사연에 초점을 맞췄던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어바웃 레이’는 가족의 이야기로 접근해 현실적인 고민과 갈등을 그린다.

32살의 여자에게 어느 날 갑자기 16살의 아들이 생겼다. ‘당신의 부탁’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사는 32살 ‘효진(임수정 분)’과 효진 앞에 갑자기 나타난 남편의 아들 16살 ‘종욱(윤찬영 분)’이 상실의 아픔을 가지고 애도의 시간을 보내면서 변화를 겪게 되는 내용이다. 색다른 퀴어 영화 ‘환절기’를 통해 데뷔한 이동은 감독은 ‘당신의 부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슬픔과 새롭게 맺은 가족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겪는 회복의 과정을 담백하고 진정성 있게 풀어낸다. 또 다양한 엄마를 등장시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혈육 이상의 넓은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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