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에 하루 수십억씩 손해 발생
부산대병원도 ‘최대 600억 마통’ 준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전공의 집단행동 사태로 경영난을 겪게 된 ‘빅5’ 병원들이 하루 수십억원씩 손해를 보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적자를 견디다 못해 1천억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고, 부산대병원도 최대 6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준비하기로 했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산하에 둔 연세의료원의 경우에는 15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형병원 가운데 비상경영체제를 공식화한 건 연세의료원이 처음이다.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무급휴가와 병동 통폐합 등에 나선 병원들도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대학 병원들은 규모에 따라 큰 곳은 지난해 매출에 비해 하루에 10억원 이상, 중간 규모 병원은 7억원가량 손해을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병원은 공공의료에 투자를 많이 한 상황에서 원래도 적자였는데, 이번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최근에는 예년보다 하루 10억원씩 매출이 줄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기존에 500억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2배로 늘려 1천억원 규모로 만들었다.
부산대병원도 500억~6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다음주 중 만들 예정이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하루 5~6억원가량의 손해가 발생했고, 이번 사태로 인한 손실액은 100~15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전공의 87%가 사직한 부산대병원은 지난 8일부터 비상경영체제 3단계 가운데 2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병원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비상경영 상황을 맞게 된 것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서울아산병원도 병상 가동률이 급감함에 따라 매일 10억원을 훌쩍 넘는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등 연세의료원 산하 병원은 전공의들의 이탈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