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여야가 11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출국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전 장관이 주호주 대사 역할을 하기 위한 행보라고 옹호했으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한 사건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 논란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는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 지시를 받았다는 간접 증언들이 나올 정도로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공수처는 그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이 전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했고 법무부는 8일 그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그는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된 이틀째인 10일 저녁 호주로 급히 떠났다. 수사 핵심 대상자인 이 전 장관이 해외로 떠나면서 수사는 차질을 빚게 됐다.
대통령실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을 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호주란 나라가 국방 관련 현안이 많은 나라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실에서 그런 성질을 고려해서 인사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호준석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그렇게 핵심적인 중요한 피의자라면 6개월 동안 한 번도 왜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겠느냐”라며 “이 전 장관께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고 국회에 출석했을 때는 특정인을 제외하라는 것을 지시한 적이 확실히 없다고 말했던 부분을 다 종합적으로 국민께서 판단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전 장관의 출국과 관련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국가의 모든 공권력을 활용해서 범인을 도피시키고 결국은 이 일보다 더 큰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참으로 한심하다. 국민을 무시해도 이렇게 무시할 수 없는 패륜 정권의 행태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같은 자리에서 “사실상 국가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서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킨 초유의 사태”라며 “이러한 대통령의 행태는 우리 헌정사상, 외교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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