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
35만개 증가했지만 ‘양극화’
증가 폭 10개 분기 만에 최저
건설 부진에 40대도 감소 전환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노인 일자리로 알려진 실버 택배의 택배원이 가방을 메고 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노인 일자리로 알려진 실버 택배의 택배원이 가방을 메고 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누리·최혜인 기자] 지난해 3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가 전년보다 35만개 가까이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6개 분기 연속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고령층 일자리 증가와 청년층, 40대 일자리 감소라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일자리는 2054만 2000개로 1년 전보다 34만 6000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1분기(32만 1000개) 이후 10개 분기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분기별 증가 폭은 2022년 1분기 75만 2000개로 고점을 찍은 뒤 2분기 62만 8000개, 3분기 59만 7000개, 4분기 49만 1000개, 지난해 1분기 45만 7000개, 2분기 37만 9000개에 이어 이번에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 일자리는 1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 허리층인 40대 일자리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나이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 26만 9000개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노인 일자리인 셈이다.

주로 보건·사회복지(7만 4000개), 제조업(4만 2000개), 사업·임대(2만 8000개) 등에서 증가했다. 50대와 30대 일자리도 각각 9만 9000개, 6만 2000개 늘었다. 고령 일자리의 경우 인구가 증가하는 데다 보건·사회복지 분야의 수요가 폭증하는 산업 요인이 합쳐지면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20대 이하 일자리는 1년 전보다 8만개나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1년 연속 감소세인데, 2020년 3분기(-8만 6000개)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 감소다.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2만 2000개), 사업·임대(-1만 3000개), 정보통신(-1만개) 등에서 줄었다. 이에는 인구감소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식당가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식당가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DB

40대 일자리도 4000개 줄며 감소세로 전환됐다. 40대 일자리는 2018년 2분기부터 2019년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감소한 이후 증가했으나 지난해 3분기 17개 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업 일자리가 줄고 건설업도 둔화했는데 지난해 3분기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데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 일자리 증가가 남성의 2배 가까이 됐다. 남성 일자리는 12만 3000개, 여성 일자리는 22만 2000개 늘어났지만 전체 비중은 남성이 56.5%, 여성이 43.5% 수준을 보였다. 증가 분야도 성별로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제조업(4만 7000개), 전문·과학·기술(1만 9000개), 운수·창고(1만 9000개) 등에서 증가했고 여성은 보건·사회복지(9만개), 숙박·음식(2만 8000개), 전문·과학·기술(1만 8000개) 등에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별로 보면 일자리는 보건·사회복지(10만 5000개), 제조업(5만개), 숙박·음식(4만 5000개) 등에서 증가했다. 건설업은 6000개 늘었지만 2분기(1만 9000개)보다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업 일자리도 6000개 줄었다. 전기·가스업도 1000개 감소했다.

일자리가 늘기는 했지만 노인 일자리에 편중돼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의 질이 나빠지는 점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1년 가까이 취업자 증가 폭 중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황”이라며 “숫자로는 30만명 넘게 늘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좋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에서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에서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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