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러시아만 이득 가는 것”, 마크롱 ‘유럽 방위산업 강화’ 촉구
바이든정부, 트럼프 나토발언 재반박… “美도 나토서 얻는 것 많다”
美공화당도 ‘나토 무시’ 트럼프에 화들짝… “푸틴 도와주는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나토 체납 국가’ 관련 발언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 정상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유럽의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사진은 12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카니발 퍼레이드에 등장한 트럼프 풍자 조형물 (출처: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나토 체납 국가’ 관련 발언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 정상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유럽의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사진은 12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카니발 퍼레이드에 등장한 트럼프 풍자 조형물 (출처: A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나토 체납 국가’ 관련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 정상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유럽의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나토 관련 발언에 대해 “나토 동맹은 미국 국민에게 실제로 안보를 제공한다”며 “나토는 미국이 주기만 하는 동맹이 아니라 우리 모두 많은 것을 얻는 동맹”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러시아가 공격하면 나토 동맹들이 자국 안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방위비를 충분히 분담하지 않는 이른바 ‘체납’ 동맹국에 대해선 러시아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왔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1개국이 참여하는 나토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며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에 해당하는 국방비 지출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나토 추정에 따르면 11개 회원국만이 목표 수준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독일, 프랑스, 폴란드 등 유럽 국가 정상들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유럽의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은 나토 동맹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을 경우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도 돕지 않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나토 집단방어 원칙의 약화에 대해 “러시아에만 이득이 가는 것”이라며 “나토는 앞으로도 계속 공동 방어의 축으로 남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투스크 총리는 이날 유럽의 안보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유럽 방위산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토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공화당의 대선 경선 주자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미 NBC ‘미트 더 프레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이 내가 오랫동안 그(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하다고 말해 온 이유”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와 경쟁하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이후 CBS ‘페이스 더 네이션’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50만명을 죽거나 다치게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돕는 것”이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이날 로이터통신에 “그(트럼프)가 말한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그가 대통령이었을 때 누구도 침략하지 않았으며, 그가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미국이 나토 회원국으로서 공격을 받는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설명하지 못한 트럼프 측근들을 비난했다.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인 랜드 폴 의원(켄터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어리석은 말”이었다고 비난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부당한 의무 분담에 항의하려는 취지였다며 감싸주기에 나섰다.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거의 모든 미국 대통령은 어느 시점에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한번은 다른 나토 회원국이 충분히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에 불평을 한 적이 있다”며 “트럼프는 단지 그 불평을 이러한 용어로 처음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선거캠페인의 선임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성명에서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들과 맞서도록 부추기는 발언에 대해 “민주당과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 치하에서 우리가 4년 동안 평화와 번영을 누렸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 같다”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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