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KBS와의 대담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재미교포 최모 목사로부터 명품백을 수수한 과정과 경위를 설명하고 “(최씨의 만남 요청을)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말 한 유튜브 채널이 최 목사가 2022년 9월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장면을 공개한 뒤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친북 목사 최씨가 김 여사가 중학교 때 작고한 김 여사 부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집요하게 만남을 시도해 왔다면서 이번 사안이 정치 공작이라는 분명한 인식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최 목사가)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다”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 이렇게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문제의 명품백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저나 제 아내나 국민들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거나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분명하게 선을 그어가면서 단호하게 처신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특별감찰관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선정해 보내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제2부속실은 검토는 하고 있지만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대통령 부부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윤 대통령의 해명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몰카 촬영’의 불법성과 정치적 저의와는 별도로 현직 대통령의 부인이 사적으로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입장 표명없이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으로 명품백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조속히 마련해 가야 할 것이다.

이번 윤 대통령 신년 대담은 KBS와 방송 사흘 전에 녹화한 형식이 여러 뒷말을 낳고 있다. 다양한 매체의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는 기자회견과 달리 질문자 한 명으로부터 대통령의 의중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국민에 대한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대담으로 진행했다”고 했다. 하지만 생방송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데 대한 설명치고는 궁색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권의 명운이 달린 4.10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해서는 지지율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대통령은 좀 더 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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