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3년 만에 ‘반토막’
현 추세대로면 5조원대 손실
은행권 판매액만 16조원 달해
금감원 설 이후 2차 현장검사

(서울=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4.1.19 
(서울=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4.1.1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5조원대가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안감이 심화하면서 홍콩H지수 ELS와 관련한 민원이 3천건에 육박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KB국민은행 등 주요 판매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다음달 중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그에 따른 배상 기준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4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 관련 손실은 5조~6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홍콩H지수가 3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통상 ELS는 3년 뒤 만기가 됐을 때 가입 당시보다 기초자산 주가지수가 70% 아래로 떨어질 경우 하락률만큼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로 되어있다.

홍콩H지수는 2021년 1~2월 당시 1만 1천~1만 2천선을 넘어섰으나 최근 5200~5300대로 주저앉았다.

홍콩 ELS 총 판매잔액은 19조 3천억원 규모로 80%인 15조 4천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1분기 3조 9천억원, 2분기 6조 3천억원 등으로 상반기에 10조 2천억원이 집중돼 있다.

이 중 은행에서 판매된 규모만 15조 9천억원에 달했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 8조원, 신한은행 2조 4천억원, NH농협은행 2조 2천억원, 하나은행 2조원, SC제일은행 1조 2천억원, 우리은행 400억원 등이다.

홍콩H지수가 상품 판매 당시인 2021년 상반기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면서 연초부터 50%가 넘는 만기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만큼 금감원에 접수되고 있는 분쟁조정 및 민원 신청 건수도 지난 2일 기준 약 3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당초 지난 2일까지 예정됐던 주요 판매사에 대한 추가 현장 검사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8일부터 주요 판매사인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은행 5곳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투자·키움·신한투자 등 증권사 7곳을 대상으로 한 현장검사를 벌여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왔다.

워낙 판매 규모와 손실액이 큰 데다가 민원·분쟁 건수까지 급증하면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검사 결과를 설 연휴 전후로 정리한 뒤 2차 현장 검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등 판매 규모가 큰 일부 회사로 추가 검사 대상은 한정될 수 있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달 불완전판매 주요 유형과 비중, 판매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담은 검사 결과를 발표한다. 그에 따른 배상 기준안도 마련 중이다.

금감원은 고령층 등에 알기 쉽게 상품 설명이 됐는지, 투자자가 과거 고난도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지, 가입 채널이 어떻게 되는지 등에 따라 유형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불완전판매 대표 유형 및 그에 따른 배상 기준안이 발표되면 판매사들은 해당 기준에 따라 자율 조정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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