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술관서 동시다발적 전시
한국 전통회화, 동시대 작품 공개
현대 사회상 담긴 사진도 전시돼

샌디에이고미술관 외관 전경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샌디에이고미술관 외관 전경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미국 주요 미술관 곳곳에서 한국의 미술 작품전과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19세기와 20세기의 한국 전통회화와 오늘날 한국 청년 작가들의 작품 등 다양한 주제로 마련됐다.

김혜경 ‘시간과 공간을 넘어’, 2021, 8채널 영상, 컬러, 무음, 가변크기, (작가 소장, 사진: 작가 제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김혜경 ‘시간과 공간을 넘어’, 2021, 8채널 영상, 컬러, 무음, 가변크기, (작가 소장, 사진: 작가 제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세계에 알리는 한국 문화예술

20일 국립현대미술관(MMCA)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에서는 샌디에이고미술관, 해외문화홍보원 등과 마련한 ‘생의 찬미(Korea in Color: A Legacy of Auspicious Images)’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한국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순회 전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내년 3월 3일까지 진행된다. 

오윤, ‘무호도(舞虎圖)’, 1985, 광목에 목판 (유족 소장, 사진: 유족 제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오윤, ‘무호도(舞虎圖)’, 1985, 광목에 목판 (유족 소장, 사진: 유족 제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전시는 19세기 초부터 20세기 초의 전통회화 작품들을 비롯해 한국 동시대 작품들까지 총 34명의 작품 50여점이 다채롭게 공개됐다. ‘생의 찬미’는 ‘벽사(辟邪)’ ‘길상(吉祥)’ ‘교훈’ ‘감상’ 등 한국 전통회화의 역할에 주목한 소주제로 ‘문 앞에서: 벽사’ ‘정원에서: 십장생과 화조화’ ‘서가(書架)에서: 문자도와 책가도, 기록화’ ‘담 너머, 저 산: 산수화’ 등 4가지 섹션을 구성했다.

한국 전통회화는 우리의 삶에서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벽사), 복을 불러들이며(길상), 학문을 숭상하며 교훈을 전하고(책가도와 문자도), 개인과 중요한 이야기를 역사에 남길 뿐 아니라(기록화), 산수풍경을 통해 보는 이의 의식을 고양하는(감상) 등 다양한 역할을 했다. 전 세계 관람객들의 한국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의 주제와 작품 설명문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제공했다.

구겐하임미술관 현지 전시장 모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구겐하임미술관 현지 전시장 모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도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내년 1월 7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1960~1970년대 한국 청년 작가들의 전위적인 활동에 주목해 당대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29명의 작품 8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한국 실험미술’이라는 특정 주제로 해외에서 열리는 첫 전시인 만큼 개막 전후로 해외 언론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에서는 “한국의 실험미술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1960~1970년대 격동 속에서 번성했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실험미술을 뉴욕에서 개최하는데 유의미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뉴욕타임스는 대표 작가인 이건용, 이승택, 성능경, 이강소 작가 인터뷰를 실었다.

구겐하임미술관 현지 전시장 모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구겐하임미술관 현지 전시장 모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와 한국국제문화포럼도 ‘한국미술국제대전 뉴욕특별전’을 마련했다. 30회째인 전시는 뉴욕 트라이베카 원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으며,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지난 30년간 한국미술국제대전을 통해 발굴한 한국 작가 11명과 재미작가 6명 등 17명이 참석했다. 전시 작품은 총 50여점이 공개됐다.

◆한국 사회 관련 사진 작품 공개

한국 현대사진전도 미국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세계적인 사진전문기관 투손 크리에이티브 사진센터(Center for Creative Photography, CCP)와 공동주최로 ‘기록과 경이: 한국현대사진’은 미국 애리조나 CCP에서 열린다.  CCP에서 처음 열리는 한국 사진전은 내년 1월 27일까지 진행된다.

박진영 ‘도시소년―추석 귀성차량과 외국인 노동자 메르씨와 그의 딸(2003)’, 종이에 디지털크로모제닉프린트, 작가 소장, 사진: 작가 제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박진영 ‘도시소년―추석 귀성차량과 외국인 노동자 메르씨와 그의 딸(2003)’, 종이에 디지털크로모제닉프린트, 작가 소장, 사진: 작가 제공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23.11.20.

전시는 권도연, 김미현, 김승구, 김옥선, 김태동, 니키 리, 박진영, 방병상, 오형근, 이선민, 윤정미, 정주하 등 12인 사진가의 80여점 작품이 공개됐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작가를 중심으로 1990년대 이후 현대 한국 사회와 관계하는 작품들이다. CCP에서는 전시의 주제 및 작품 설명문을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3개 국어로 제공한다.

전시는 ‘낯선 도시를 걷다’ ‘단지 가족의 문제는 아닌’ ‘더 나은 날들’ 3부로 구성돼 한국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변화를 도시화, 가족의 문제, 개인과 집단, 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와 교차시키며 사진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개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역동적이면서도 위태로운 변화를 현장감 있게 기록하는 사진의 강력한 힘은 개인의 일상과 사회적 환경에 대한 작가의 연구 및 해석, 질문들과 결합한다”며 “이 질문들은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을 통해 문학, 미술사학, 사회학, 한국학, 종교학 등 대학 내 다양한 학제가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문화적, 사회적, 심리적 독해와 의미화 과정을 제안하며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에 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