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 설문조사
“설교자 묵상 노력 떨어져”

(자료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자료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인공지능(AI)이 대중화된 가운데 종교계에서는 여전히 AI가 꼭 필요한지, 윤리적인지, 나아가서 정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짙다. AI 챗봇인 챗GPT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은 어떨까. 이들은 대체적으로 AI를 경계하며, 부정적인 시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만 19세 이상 교회를 출석하는 개신교인 2000명을 대상으로 챗GPT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개신교인에게 챗GPT를 알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59%가 챗GPT를 ‘알고 있다(구체적+약간)’고 응답해 10명 중 6명은 챗GPT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의 경우 챗GPT에 대해 ‘구체적(매우)’으로 인지하고 있는 비율이 15%, 교인은 20%로 ‘구체적’ 챗GPT 인지율은 목회자보다 교인이 더 높은 편이었고, 챗GPT에 대한 기본적인 인지율은 교인 대비 목회자가 1.6배가량 더 높은 특징을 보였다.

그렇다면 목회자는 실제 챗GPT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회 사역을 위해 챗GPT를 월 1회 이상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22%로 나타났다. 챗GPT의 사용 용도로는 설교와 강의를 위한 자료 획득이 80%로 가장 높았고, 설교문 생교인 18% 정도 응답됐다. 챗GPT의 사용 빈도는 낮은 편이나, 사용하는 목회자 대부분은 설교 관련 이용 비율이 높았다. 

챗GPT를 알고 있는 교인들에게 설교문 작성 시 챗GPT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부적절하다’ 64% ‘적절하다’ 24%로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크게 높았다. ‘매우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29%로 나타나 교인 10명 중 3명은 목회자가 설교문에 챗GPT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챗GPT를 설교문 작성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적절하다’,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각각 물었다. 적절한 이유로는 ‘참고 성경구절, 문헌 등을 찾는 시간의 절약(49%)’을 가장 높게 꼽았고, 반면 ‘부적절한 이유’로는 ‘설교 준비에 필요한 개인적인 묵상과 연구 감소(58%)’를 가장 큰 이유로 응답했다. 크게 보면 ‘시간 절약·편의성을 중시’하는 입장과 ‘목회자 영성과 연구를 중시’하는 입장 간 견해 차를 보여 주는 것이다.

설교 준비에서 앞으로 챗GPT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교인들에게 챗GPT의 향후 역할 범위가 어떻게 될지를 물은 결과,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 23%, ‘제한적인 역할을 할 것’이 62%로 가장 높았고,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것’ 14%로 챗GPT를 인지하는 교인들 중 76%는 ‘제한적 역할을 하거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부정적 인식을 하고 있었다.

챗GPT를 교회에서 활용 시 어떤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그 결과 ‘목회자의 역할 대체(33%)’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했고, 그다음으로 ‘가짜 뉴스 및 정보 생성’ 25%, ‘각종 저작물 등의 정보 무단 도용’ 16% 등의 순이었다.

교회 내에서 챗GPT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는 ‘교회 행정 전산화’와 ‘회계 및 예산 관리’가 각각 1, 2위로 응답됐다. 예배·설교, 기도 등 목회 본질적 부분보다는 행정·회계·예산 등 지원적 측면에서 챗GPT가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