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23일 출범 목표지만
혁신위원장 후보 대부분 고사
與 “후보들 접촉하는 상황”
전문가 “혁신위, 들러리 될듯”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당 관계자가 출입문을 닫고 있다. 2023.10.12 (출처: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당 관계자가 출입문을 닫고 있다. 2023.10.12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쇄신 모습을 보이기 위해 혁신위원회 출범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지만 인물난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 접촉하는 인사들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고사하기 때문이다. 이에 혁신위 출범이 크게 늦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개한 3대 혁신 방향과 6대 실천 과제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6대 실천 과제 중 당 혁신 기구 출범인 혁신위에 눈길이 집중된다. 혁신위 차기 방향에 따라 총선 승패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혁신위원장 인선부터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당초 혁신위원장 후보군으로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등이 거론됐고 그 외 다른 외부인사들도 하마평에 올랐으나 후보군들은 가족 문제나 다른 이유를 들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원내 인사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통해 본바 인재풀이 현저히 좁다는 지적이 쏟아졌으며 혁신 이미지와 적합한 인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혁신위원장 후보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윤희석 선임대변인 이름이 언급됐으나 김 대표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6.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지난 19일 “(인물난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 당이 혁신하는 데 있어서 의미가 있는 상징적인 분을 모셔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후보군이 추려놓고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계속 접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혁신위 권한이나 기간도 정해진 게 없다”고 부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23일 목표로 혁신위를 출범하려고 했으나 혁신위원장 인선 난항, 혁신위원 구성 등으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가 실질적인 힘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혁신위 기간이 2~3개월로 예상되며 여권에 쓴소리를 내는 인물이 아닌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혁신위원장을 발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실과 당에 쓴소리할 수 있는 중량감과 정무 감각이 있는 외부 인물을 모셔서 혁신위를 꾸려 나가면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가 있다”면서도 “만만한 혁신위원장을 모셔와서 1~2달 논의만 하다가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데 도우미 역할을 하다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혁신위가 들러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 혁신위 구성 계획을 밝힌 후 이같이 출범이 늦어진 경우는 드물다. 이준석 대표 체제 때 혁신위는 2022년 6월 2일 혁신위 구성을 결정한 후 당일 최재형 의원을 혁신위원장을 임명했다.

자유한국당 시절인 2017년 당시에는 홍준표 대표가 7월 3일 기자회견에서 혁신위 구성을 밝힌 후 일주일 뒤에 류석춘 위원장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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