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들 친윤 색채 옅지만
길 잃은 쇄신에 지적 나와
김기현 책임 회피 목소리도
전문가 “조기 선대위 전망”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규 전 사무총장, 유상범, 강민국 전 대변인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규 전 사무총장, 유상범, 강민국 전 대변인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이 16일 수도권, 탕평 기조로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발표했다. 이번에 인선된 당직자들은 친윤(친윤석열)계 색채가 대체로 옅으며 이번 발표를 통해 내년 총선을 위한 김기현 대표의 혁신 의지가 돋보였다. 하지만 쇄신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확정했다. 직전 임명직 당직자들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번 임명직 당직자 명단을 살펴보면 내년 총선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하는 사무총장 자리는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이 맡았다.

조직부총장 자리에는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이, 집권 여당의 정책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김성원(경기 동두천시연천군) 의원이 임명됐다.

초선인 박정하 의원(강원 원주시갑)은 수석대변인을 맡았고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은 선임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김예지 의원(비례)을 임명했다.

신임 정책위의장 자리에는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이 맡았다.

이번 김기현 지도부 구성은 친윤 색채가 옅은 인사들이 주를 이뤘다. 유 의원은 과거 유승민계로 분류된 인사이며 이 의원은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수행단장을 지냈으나 친윤 색채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성원·김예지 의원, 박 의원은 계파로 분류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수도권 인사를 전진 배치한 점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번에 임명된 7명 중 4명이 수도권 인물(함경우, 김성원, 윤희석, 유의동)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6.

핵심 사무총장은 여전히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과 당직자들의 존재감, 역량 등을 두고 혁신·쇄신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들린다.

또한 보궐선거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하는 사람은 임명직 당직자가 아닌 김 대표 본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당내 일부를 중심으로 구색 맞추기, 책임 떠넘기기,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이날 “선거 참패의 원인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는 내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임명직 당직자의 뜬금없는 사퇴로 마무리됐다”며 “용산 출장소답게 꼬리 자르기 쇼를 답습했다”고 꼬집었다.

김기현 지도부 체제로 총선을 준비하기엔 역량이 부족해 선거대책위원회를 빠른 시일 내에 띄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대위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 측면에서 임명직을 바꾼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는) 과도기 체제로 운영되면서 총선기획단이나 혁신위를 거쳐 조기 선대위를 띄우고 당을 끌고 가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김 대표는 3대 혁신 방향과 6대 실천 과제를 마련해 당의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밝힌 3대 혁신 방향은 ▲국정운영 비전과 목표를 서민 친화형으로 강화 ▲민심 부합형 인물로 후보 경쟁력 우위 선점 ▲도덕성·책임성 강화 등이다.

6대 실천 과제는 ▲당 혁신 기구 출범 ▲총선 준비 기구 조기 출범 ▲인재영입위원회 구성 ▲당, 정부, 대통령실 관계 개선 ▲ 당내 소통 강화 ▲신임 당직 인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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