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은 노동생산성을 올려야 한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OECD 37개국 중 노동생산성이 33위다. 대한민국보다 노동생산성이 낮은 나라는 멕시코, 콜롬비아, 그리스, 칠레다. 이제 한국은 집중적인 업무 몰입으로 노동생산성을 올려야 한다.

MZ세대는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work and life balance)’을 중시한다. 워라밸은 일과 여가를 조화롭게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1970년대 개발시대 때는 급여를 받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2023년은 본인 여가를 더 중요시한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근로시간이 두 번째로 길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생산성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 4일제를 시행한 나라 아이슬랜드, 아랍에미레이트 등은 주 4일제로 오히려 생산성이 증가했다.

주 4일제에 대한 선행 요건은 세 가지다. 급여가 100% 동일할 것, 생산성이 동일할 것, 근로시간 20% 감축이다. 위 세 가지 요건만 맞으면 주 4일제 32시간은 성공적이다. 주 4일제를 시행한 기업 근로자 90%가 32시간 근로제를 찬성한다.

주 4일제가 확산되는 원인은 노동시장의 변화다. 코로나가 종료됐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사상 최대 구인난이 발생하고 있다. 해외 정부와 기업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주 4일제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제조업 수출액 세계 5위, GDP 세계 9위다.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했고, 향후에는 금융, 서비스, 관광 등으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근로시간을 줄인 대부분 기업은 ‘내부회의는 5분, 고객 회의는 30분, 근로시간 업무 집중화’로 생산성을 높였다.

최근 유럽과 미국 아랍 등에서는 근로성과와 효율성이 중시되면서 근로시간 단축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이미 85%가 주 4일제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회의시간을 줄이고, 업무에 집중하면서 생산성과 업무성과에서 성공을 거뒀다. 특히 근로자의 97% 이상이 주 4일제를 적극 찬성했고, 생산성도 100% 수준이다.

대한민국 세브란스병원, 카카오, 배달의 민족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주 4일 근무를 시험적으로 도입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과거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처음 시행할 때 기업들은 생산성 하락과 경쟁력 추락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한국은 서비스가 아니라 제조업 중심 국가다. 한국은 제조업 수출액 기준으로 세계 5위다.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자의 입장에서 제조업은 기피하고, 서비스업으로 인력 공급이 증가하면서 인력 불균형이 확대된다. 한국 금융업은 국제금융 원화 결제 비중에서 세계 30위권으로 최하위다.

근로시간 단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은 생산성 유지고, 노동자는 임금 100%다. 향후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제조업은 기피하고 서비스업에는 사람이 몰릴 것이다.

기업들은 노동 환경 트렌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2023년에는 근로시간 단축요구가 어렵다.

2023년 한국 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7%다. 한국 공기업은 2023년 1만 2000명을 줄이기로 했다. 공기업은 방만한 경영과 업무 비효율로 인해 정부에서 가장 많이 줄이는 분야다. 경기불황, 구조조정, 인력감축 등이다.

최근 대기업에서는 재고자산 증가와 불황으로 생산직 근로자들이 열흘이 넘는 장기간 휴가를 떠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근로시간이 줄면 동일 품질 생산을 위해 많은 인력 채용이 필요하다. 생산비 증가와 인력충원 등의 문제로 제조업에서는 어렵다. 그러나 금융과 서비스업 등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요청이 증가할 것이고, 근로자의 워라벨 요구가 확대될 것이다.

혁신적인 국내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지키려면 노동과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 95%, 통신인프라와 전자정부도 세계 1위다.

근로자와 기업 간에 조화가 필요하다. 구글을 포함한 세계적인 기업들은, 근로자가 원하는 지역에서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일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의 혁신 기업들도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금융과 서비스 등 원격지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주 4일 근무라는 세계적인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와 금융업에서는 노동과 환경의 변화를 따라야 한다. 사람들이 여유 시간을 가져야 자동차를 비롯한 소비재를 구매한다는 것이다. 헨리포드가 처음으로 시행한 주 5일제가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한국도 2023년 경상수지 적자, 반도체 수익 급감, 구조조정, 감원과 명예퇴직 등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고 경기활황이 예상되는 2025년경에는 다시 근로시간 단축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회의를 줄이고 업무집중도를 높여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올려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노동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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