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미중 패권전쟁 확대, 중국의 헝다와 비구이위안 부동산 위기,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무역의존도 75%로 세계 2위인 우리나라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수출이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국내 내수 부진과 맞물려 올해 경제성장률이 1.4%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수 확대와 중국을 포함한 관광객 1000만명 유치 등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미국은 자국 중심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지난 수십 년간 총 4조 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은 중국 GDP가 16조 달러를 기록하면서 미국 GDP 22조 달러의 70%에 육박하자 견제를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중국과 주도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가 등 터지는 모양으로 한국이 가장 큰 피해자다. 한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무역국을 다변화해야 한다. 우리도 고래가 돼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 세계 무역이 감소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많은 우리나라가 가장 큰 피해자다. 2023년 7월 일본과는 반도체 관련 제품과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가 모두 해제됐다. 일본의 반도체 관련 재료와 설비에 대한 수출 규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흔들어 전 세계 IT 기업뿐만 아니라 일본기업도 어렵게 했다.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 일본에서 약 60조원을 수입하고, 30조원을 수출했다. 일본에서 수입한 금액의 약 60%가 반도체 재료와 소재 산업이다. 한일경제협력 확대는 여타 업종으로 교역이 확산될 것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 26%, 미국 15%, 홍콩 7%, 일본 6% 순이다. 홍콩을 포함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33%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인도, 인도네시아, 아세안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

위기를 잘 극복하면 오히려 기회가 된다. 우리나라는 교역 시장을 다변화하고 확대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제조업 중심 국가다. 우리나라보다 제조업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 미국, 독일, 일본 정도다.

한국은 수출·수입이 1조 달러가 넘는 세계 9위 무역 강국이다. 이러한 강점을 살려 교역국을 아시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하자.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와 CPTT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한미일 자유무역협정을 적극 활용해 교역을 확대해야 한다.

RCEP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최근에 합의한 한미일 경제협력은 한국경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한국은 일본이 주도한 CPTTP에도 적극 가입해 교역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무역국 다변화와 수출품 다양화는 한국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한국은 일본 반도체 부품과 소재 산업 의존도를 90%에서 30%까지 낮춰야 한다. 일본의 반도체 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산화와 다변화로 위기를 잘 극복했다.

한국은 일본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1965년 일본 GDP는 우리의 30배였지만, 지금은 2.5배로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라디오 조립을 배웠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현재 500조원으로 일본에 있는 모든 전자 회사를 합친 것보다 매출액이나 순이익이 많다.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혁신과 개혁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서둘러 4차산업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제외하고 허용하는 네거티브 제도로 고쳐야 한다. 세계 최고의 제조업과 서비스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교역을 더 확대하고 4차 산업혁명의 큰 변화의 물결을 주도한다면 가능하다. 미중 패권전쟁, 세계교역 축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오히려 국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현재 위기가 한국에게는 교역 확대를 위한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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