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학생 가나안 청년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나안 교인은  ‘안나가’를 거꾸로 한 단어로 개신교 신앙을 하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교인을 의미한다. 

교회에서 답을 찾지 못하고 실망해 떠나는 청년들을 교회가 심각히 여기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최근 ‘한국 대학생의 의식과 생활 조사’에 대한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주간 리포트 ‘넘버즈’ 180호에 수록했다. 학원복음화협의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8월 일반 대학생 1000명, 개신교 대학생 3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대학생 10명 중 4명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출석한다’는 응답은 58%로 나왔지만, ‘출석하지 않는다’가 42%로 지난 2017년 28%보다 14%p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출처:목회데이터연구소)
(출처:목회데이터연구소)

‘코로나19 이전부터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는 16%, ‘코로나19 발생 후부터 불출석했다’는 26%로 팬데믹 이후 교회 출석을 거부한 교인이 현저히 많았다. 

불출석 이유로는 ‘학업·알바 등으로 인한 시간 부족’을 꼽은 이가 52%로 가장 많았지만,  ‘코로나 때문에(49%)’ ‘온라인으로도 예배드릴 수 있어서(33%)’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주일예배에 대한 의식도 변했다. 2017년 33%가 ‘주일예배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분의 1이 감소한 22%만이 ‘주일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 3명 중 1명(37%)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온라인 혹은 기독교TV 방송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예배를 드린다고 답했다. 

(출처:목회데이터연구소)
(출처:목회데이터연구소)

연구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현장 예배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면서 ‘설교는 언제든 유튜브로 들을 수 있다’는 의식이 누적됐고 이는 예배를 소홀하게 하는 결과를 빚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신앙 양극화 현상’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앙생활을 잘 하는 사람은 더 잘하게 되고, 못하는 사람은 더욱 못하는 현상이 청년 개신교 대학생에게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고 센터는 밝혔다. 

실제 교회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이전보다 신앙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간 교회 출석 대학생에게 참여한 활동을 묻자 ‘수련회·수양회·부흥회·찬양·집회 참석’이 41%였는데 이는 2017년보다 13%p 증가한 수치다. 이 외에도 ‘소그룹 나눔, 기도회 참석, 성경 통독’이 2017년 조사 때보다 증가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 청년 대학생들은 신앙이 더 깊어졌다”며 “신앙이 약한 청년 대학생들은 신앙활동에 더 소홀해지고, 심하면 가나안 대학생이 되거나 신앙을 완전히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신앙 양극화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청년들을 잃어버리기 전에 신앙이 약한 청년들을 위한 더 큰 목회적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청년층의 무종교인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종교가 없는 대학생 10명 중 9명(91%)는 종교를 믿을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