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염리동 폐가압장이 주민사랑방 ‘소금나루’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은 리모델링 후의 건물 내부 모습. (사진출처: 서울시 제공)

24시간 초소 기능과 함께 주민사랑방 역할까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그동안 흉물스럽게 방치돼 주민들에게 범죄 공포를 유발했던 서울 마포구 염리동 폐가압장이 24시간 초소 기능을 갖춘 주민사랑방 소금나루로 다시 태어났다.

이번 소금나루개관은 마포구 염리동 범죄예방 디자인 프로젝트는 1단계 사업인 소금길이 생긴 지 17개월 만이다. 이로써 마포구 염리동 범죄예방 디자인 프로젝트는 2년간의 사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소금나루는 고지대 달동네인 염리동에 수돗물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다 지역 재개발을 앞두고 용도폐지된 후 흉물스럽게 방치되던 옛 대흥가압장을 주민 스스로 리모델링하면서 완성됐다.

이 과정에서 염리동이 옛 마포나루를 거점으로 서울에 소금을 공급하던 배가 드나들어 소금 창고와 소금 장수가 많은 지역이었다는 특색을 살려 소금나루로 이름 짓고 건물 디자인 역시 소금이 가득 쌓여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소금나루24시간 초소기능과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동시에 하게 된다.

우선 아동여성안전연대, 자율방범대, 생활안전 거버넌스 등으로 구성된 안전위원회’ 35인이 앞장서 마을 안전을 책임진다.

소금길 곳곳에 노란색 대문을 한 소금 지킴이집’ 6가구에 설치된 현장 상황이 녹화되는 IP카메라 영상을 소금나루에서 상시 모니터링하고, 평일 오후 8시에서 자정 사이에는 안전용품을 착용하고 취약지역을 순찰한다. 또 인근 대학교 학생들과 지역의 청소년에게 1:1로 학습을 지원하는 마을 미래학교’, 옥상을 이용한 도시농업, 시민들이 그린 그림을 마을 벽에 전시하는 골목 아틀리에 운영, 주민 안전교육 등 주민 교류를 위한 개방과 어울림의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리모델링 비용은 삼성의 후원금과 주민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됐고, 올해 운영비는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게 된다. 운영은 주민자치위원회, 주민, 지역단체, 자원봉사자들로 구성, 2013년 정식 출범한 염리마을공동체에서 맡는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29일 소금나루에서 주민, 마을공동체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개최했다. 개관식에서는 소금길 순찰 및 모니터링을 맡을 안전위원회 발대식도 열렸다.

한편, 마포구 염리동 범죄예방 디자인 프로젝트가 시행된 지 5개월째였던 작년 3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주관으로 효과분석을 실시한 결과, 주민의 범죄예방 효과 인식은 78.6%, 만족도는 83.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박준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경찰청에서 제공한 2012 ~20132년간 범죄 발생률(주민 1000명당 발생 건수)을 비교한 결과, 소금길이 설치된 염리동의 경우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에서 범죄율이 감소했다범위를 좁혀 소금길 주변의 범죄 발생건수만 보면 절도는 12% 감소했으며, 강간은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아 절대적 수치에서 범죄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지난 2012년 소금길에 이어 이번에 소금나루가 조성되면서 기존에 거둔 범죄예방효과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범죄예방디자인 프로젝트가 2년이 지나면서 거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더 나아가 공원, 주거환경관리사업 같은 타 사업으로도 확산 추세에 있는 만큼 범죄예방 디자인을 더 많은 곳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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