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천지TV=황금중·이지예 기자] 평범한 두 가족의 행복을 앗아간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6일 전북 정읍에서 전처와 옛 처남댁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가해 남성 노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한 아내가 재결합 요구를 거절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건 당일과 다음날 언론을 통해 살인을 저지른 남성을 긴급체포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는데요.

1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노씨에게 CBS 노컷뉴스 기자는 “아내가 신천지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냐”고 질문을 하고 “그렇다”는 답을 끌어내 이를 기사화했습니다.

노컷뉴스는 기사 제목에 가해자의 범죄 행위를 지적하기보다는 ‘신천지 때문에 자녀와 헤어져’라는 내용을 앞에 달며 피해자의 종교 부분을 오히려 부각시켰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가해자의 답변만을 부각해 피해자인 전처가 신천지 교회에 다녔기 때문에 살인이 벌어졌다는 식으로 몰아갔습니다.

하지만 흉기를 준비해간 점으로 미뤄 볼 때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노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계획 범행일 가능성이 크고,

전처가 신천지 신앙을 한다는 사실도 범행 전날 알게 됐고,
심지어 살해당한 처남댁은 종교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습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종교적 갈등과 우발적 범행은 노씨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고, 법원 양형을 염두에 두고 본인에게 유리한 말만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경찰은 설사 피해자가 어떤 종교를 믿든 자기 잘못을 종교 쪽으로 돌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입장문과 성명서를 내고 노컷뉴스 보도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소속 기자가 신천지 때문에 살인을 했냐고 질문을 하며 마치 범행을 이해하는 듯한 모습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습니다.

(입장문)
“2명의 고귀한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살인범의 살인 동기를 정당화시켜주고자 하는 것인가? 기사에 묘사된 기자의 질문은 마치 피해자인 아내의 잘못으로 살인이 일어난 것이란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또 ‘신천지에 빠지면 죽여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어떤 이유라도 살인을 저지를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피해자의 이웃 지인들은 “살인자의 흉악무도한 행위를 변호하는듯한 기사 내용은 살인 행위를 정당화시킬 수도 있다”며 수사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신천지 성도란 이유만으로 그간 4명이 죽임을 당했고,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사망자입니다.

(현장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신천지에 따르면 “CBS는 그동안 기성 교단의 입이 돼 강제개종을 조장해왔다”며 “이번과 같은 허위‧왜곡 보도를 일삼아 결국 신천지 성도의 죽음까지 초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성명서)
“신천지예수교회 교인이면 살해당해도 되는 것입니까? 누가 이렇게 만든 것입니까? 살인은 마귀 행위이며,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신천지에 대한 추측성 비판과 악의적 보도…
이런 행태가 반복돼 왔기 때문에 신천지는 CBS 폐쇄가 ‘답’이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노컷뉴스 기사의 댓글에는 용의자에 대한 비판보다 “이해가 된다” “잘 죽였다” 등 무분별한 말들이 달리며 특정 종교를 혐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2차 피해가 우려됩니다.

(인터뷰: 김상겸 | 동국대학교 법학과 교수)
“(언론은) 객관적인 사실을 보도함으로 해서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해줘야 하는데 마치 특정 종교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처럼 이렇게 질문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은 아니다. 주관적인 판단으로 사건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은 국민들의 알 권리에 오히려 침해를 가져올 수 있는 거죠.”

이번 사건으로 고귀한 생명을 둘이나 잃었습니다.
자책감은 느끼지 못할망정 도리어 악행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라봅니다.

(취재: 황금중 기자, 편집: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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