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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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는 국가이익에 우선한 소리 없는 전쟁이다. 중국도 한국은 소위 가까이하기에는 먼 당신이다. 체제가 다르고 국민 수준, 경제발전 정도가 차이 난다. 군사적으로는 미국에 완전히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경도된 국가다. 적이라고 표현만 안 했다. 중국과 유사시 전쟁의 상대 당사국임을 상정하고 있다. 특히 군사적으로는 물과 기름 같은 관계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은 6.25전쟁에서 중공군의 참전으로 통일의 기회를 상실했다. 중국은 ‘항미원조전쟁’의 승리로 미국과 싸워 이겼다고 대대적으로 선전 활동하고 있지 않은가. 안보 이념교육의 주재료가 한국전쟁에서 자본주의 부패 세력을 조선과 함께 물리쳤고, 인민 해방군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초·중·고 뿐이 아니라 영화로도 조작해 확장성과 수용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개혁개방 44년 동안 이룬 정치경제 군사적 자신감은 애국주의 청년집단을 양성해 놓았고 급기야 미국을 물리칠 유일한 국가가 됐다고 전 인민들의 가슴에 깊숙이 각인시키고 있다.

와중에 트럼프의 전방위 공격의 예봉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피해 가고 있었다. 한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지만, 바이든의 연성 공격은 가치 경제 군사동맹의 이름으로 중국의 목을 하나씩 조이고 있다. 확연히 실감하면서 총칼 없는 외교적 수사를 육두문자에 가까운 표현까지 등장시켜 적극적 대응을 뛰어넘어 실질적 협력 국가를 견인해 나가는 단계까지 오고 있다. 그 대표적 예가 바이든의 한일 순방의 계기로 브릭스 외교장관 화상회의를 주관했다. 20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 지구적 도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집단으로 전 세계가 직면한 큰 도전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행여나 한미일 군사동맹의 출연을 경계한다. 쿼드(Quad)의 확장으로 한국의 참여를 경고한다. 중국을 배제하고 어떠한 나라나 국가가 세계사무를 독점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행간에 이렇게 커진 중국 하고만, 상호존중을 하면서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논의하고 협력하면 될 것을 또 하나의 신냉전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중국만 고립화시키려고 하는가?라는 것이다. 게다가 바이든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도 출범시키니 중국은 더욱 당혹스럽다. 중국 참여의 공간을 남겨 놓은 양 표현은 하지만, 사실상 중국 배제 경제 공급망 조직으로 발전해 갈 것이 확실시된다. 배타적 반도체 공급망 소그룹을 만드는 일환이다. 한국을 방문해 가장 먼저 삼성전자를 찾아간 것이다. 중국은 불길한 사인이 되고 있다고 느낀다. 일본은 노골적으로 미국과 밀착해 중국견제를 지금도 하고 있다.

한국마저 중국과 디커플링하지 말라고 직간접적 경고를 보내고 있다. 한국은 문재인 정권 때와 같이 행보하는 것이 한국 국익에 부합한다고 서슴없이 훈수까지 두면서 노골적으로 말하는 단계다. 윤 대통령은 중국과 경제는 잘될 것이라고 영혼 없이 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고개 숙이면 짓밟고 대들면 존중해주는 중국의 속성이지만 지금 당장 중국과 물밑에서 소통해 한미정상회담 내용은 물론 향후 기조를 나누는 대중국 전략회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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