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인근 하시딕 유대인 구역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모셰 베르즈버거가 유월절 음식과 다른 식료품들을 구입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4월 1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인근 하시딕 유대인 구역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모셰 베르즈버거가 유월절 음식과 다른 식료품들을 구입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코로나·전쟁·기후 등 영향

생산량 줄자 각국 수출 제한

“내년 농산물 가격 하락 전망”

[천지일보=이솜 기자] 왜 세계적으로 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을까. 어떤 품목이 가장 올랐을까.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범유행으로 기업들이 문을 닫고, 공급망이 옥죄이면서 세계 식품 가격은 오르기 시작했다. 트럭 운전사들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이 음식을 비축하면서 농부들은 슈퍼마켓으로 상품을 보내지 못하고 우유를 버리고 과일과 야채가 썩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봉쇄 규제로 인한 이주 노동력의 부족은 전 세계의 농작물에 영향을 미쳤다.

이후로 세계 많은 지역에서 주요 작물들에 문제가 발생했다.

세계 최대 콩 수출국인 브라질은 2021년에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중국의 밀 수확량은 올해 역대 최악이었다. 대유행 기간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몇몇 국가들은 주요 식량을 비축했고 이는 세계 시장 공급을 제한했다.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식량 가격 전망을 극적으로 악화시켰다. 유엔 식량 기구는 2~3월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과 보리 생산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요리용 해바라기씨유 수출은 3분의 2에 달한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4위의 옥수수 수출국이다. 이 분쟁은 우크라이나의 항구와 농업 기반 시설을 손상시켰고 여파는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는 4월 말 국내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팜유 수출 대부분을 금지했다. 팜유는 케이크부터 마가린까지 많은 음식에 사용되며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이다.

대유행 기간 내내 높은 식물성 기름 값은 다른 식품의 가격을 올리는 데 영향을 끼쳤다. 곡물 가격도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옥수수와 밀의 제한된 출하량 때문에 지난 3월 최고가를 기록했다. 옥수수와 콩 등의 가격이 오르자 유제품과 육류 가격까지 덩달아 올랐다. 곡물 위주의 동물 사료 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조류독감은 계란과 가금류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식품 가격은 언제 정상화될까. 농업 생산량이 날씨와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요인에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극단적인 날씨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는데 이는 농작물 생산에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밀 가격이 4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내년 농산물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보장된 전망은 아니며 아르헨티나, 브라질, 미국의 곡물 공급 증가에 달려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식품 가격 증가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은 미국, 영국 등과 개발도상국이다.

피치레이팅스에 따르면 3월 식품 가격이 1981년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4월 영국의 상품 가격은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급등했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피해는 개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유엔과 유럽연합(EU)이 설립한 세계식량위기방지네트워크는 연례 보고서에서 러시아 침공으로 특히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아이티, 소말리아, 남수단, 시리아, 예멘 등 식량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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