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공익실천협의회 대표 김화경 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정상추진위원회 김영완 목사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기총 앞에서 ‘한기총 내 불법 규탄 및 임시 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공익실천협의회 대표 김화경 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정상추진위원회 김영완 목사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기총 앞에서 ‘한기총 내 불법 규탄 및 임시 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25

 통합 합의서 부결에 이의제기

“반대표 강요하는 일 있었다”

한기총 30일 임원회 열고 재논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통합에 한기총 일부 내부 세력의 반발이 돌발 변수로 적용되는 모양새다. 일부 한기총 임원들이 한교총 내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 교단을 반대하며 강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다.

최근 한기총 임원회에서 한교총과의 통합 합의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이 무산되는 듯 했으나 당시 임원회 절차상 문제가 지적돼 재논의의 길이 열렸다. 그러나 통합에 반발하는 불만의 목소리도 거센 만큼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앞서 한기총은 제33-01차 임원회를 열고 한교총과 작성한 통합 기본합의서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지만 찬성 14표, 반대 17표로 부결됐다.

합의서 채택이 무산되면서 통합은 물 건너가는 듯 했으나 임원회 과정에서 이의가 제기됐다. 임원회 의사결정에 참여 가능한 인원 수보다 실제 투표 참여자 수가 많았다는 것이다.

투표권이 없는 회원이 참여해 합의서 부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당시 현장에는 투표권이 없는 증경 총회장을 포함한 인사들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통합에 반대하는 일부 인사가 현장에서 반대표를 강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한기총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은 “임원회 때 투표를 비밀로 하자는 제안이 나와 결의까지 하면서 비밀투표를 진행했다”며 “그런데 막상 투표를 시작하니 몇몇 분이 반대를 찍으라고 강요하는 모습을 보여 비밀이 아니게 됐다”고 언급했다.

결국, 한기총은 30일 오후 긴급 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선 기본합의서 통과 여부에 대해 재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시 회의가 열린다 하더라도 통과될지는 미지수지만 찬성 측 인사들은 우선 기대해 본다는 입장이다.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 소강석 목사는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드는 사역 역시 하나님께서 하나님만이 아는 방법으로 이뤄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한교총과의 통합에 불만을 품은 한기총 내부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한기총 정상화추진위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영완 목사는 “한교총과 통합을 합의한 것은 한기총 법을 어기며 한국교회를 우롱, 능멸한 것”이라며 “김 변호사는 즉시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33년 역사의 보수 신학 한기총은 불법을 저지르는 불신자 김현성과 추종자들에게 더 이상 끌려다니지 말아야 한다”며 “WCC 가입 교단 등으로 보수 신학의 정체성을 완전히 상실한 한교총을 배제하고 원래 하나였던 한국교회연합회(한교연)와 다시 통합해 한국교회 보수 신학을 사수하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18일 한기총과 한교총이 서명한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는 상호존중, 공동 리서십, 플랫폼 기능 등의 3대 기본원칙을 기준으로 연합기관 통합을 이루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시 양 기관은 합의서를 통해 “한국교회는 외부의 반기독교적 이념과 풍조 앞에서 복음의 순전성으로 대한민국을 치유하며 미래를 열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소명 앞에 서 있다”고 밝혔다.

10년 만에 나온 한국교회 보수 연합기관 통합 합의서였지만, 한교연이 제외되면서 일각에선 반쪽짜리 통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교연 측은 한기총 정상화 등을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통합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당시 김 임시대표회장은 “세 기관이 같이 하면 제일 좋은데 그게 무리라고 한다면 우선 가능한 기관들부터 먼저 통합을 하겠다”며 “삼국 통일도 하루 아침에 된 게 아니라 먼저 두 나라가 통합되고 마지막 남은 나라가 통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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