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지난달 이임 감사 미사를 위해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지난달 이임 감사 미사를 위해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30일 서울대교구장 이임미사

“교구장직 떠나도 매일 감사

韓 평화 기도하며 지내겠다”

8일 정순택 대주교 착좌 미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하면서 명동을 떠나 혜화동에서도 지금처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겠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세례명 안드레아, 78) 추기경의 이임 감사 미사가 30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렸다. 염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에서 은퇴해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신학대학) 주교관에서 지내게 된다.

미사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미사에 참석한 주교와 사제, 일반 신자들은 모두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앉았고, 염 추기경도 마스크를 쓴 채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먼저 오늘 이 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린다”며 “지나온 시간을 생각하면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이 그저 과분하다는 마음이 솔직한 저의 심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저의 착좌 미사 때 다음과 같이 말하셨다. ‘서울대교구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관심과 주목을 받는 교구로 기대가 크다. 큰 책임으로 부담도 있지만,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겨라. 그럼 하느님께서 모든 걸 마련해주실 거다’라 말씀 하셨는데 이에 저는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저의 착좌미사 때 ‘모든 신자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각자 처한 상황에서 사도직 활동을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아름다움이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열겠다, 아시아 선교와 젊은이, 민족 화해 등을 주요 사목 현안으로 꼽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열린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역시 부족했다고 고백한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길을 돌이켜보면 제가 산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끌어 주시고 밀어주셨다는 것을 고백하게 된다”며 “솔직히 저는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78세로 1943년생인 염 추기경은 1970년에 사제 서품을 받고 2002년에 주교로 임명됐다. 이후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 교구 매스컴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김수환 추기경 선종 후 그의 유지를 잇는 교구 공식사업인 옹기장학회와 (재)바보의 나눔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정진석 추기경의 뒤를 이어 2012년 5월 10일 제14대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에 임명됐다. 추기경에는 2014년에 서임 됐다.

그는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을 증거하시며 사시는 신자들과 수도자들을 볼때 깊은 감동을 느낀다”며 “신자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우리 사제들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린다. 모든 사제들이 사제서품 때의 마음으로 한 평생을 살 수 있도록 신자분들이 항상 기도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제들에게 있어서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은 그 어느 것보다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라며 “저는 교구장직을 떠나도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면서 살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하면서 지내겠다”고 덧붙였다.

염 추기경의 후임인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의 서울교구장 착좌 미사는 12월 8일 오후 2시에 명동대성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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