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고=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글래스고=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COP26 정상회의 기조연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 감축 방안으로 남북 산림 협력을 제안했다.

비정치적인 환경 분야이자 대북 제재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산림 협력으로 꽉 막힌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인데,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이은 또 하나의 대북 관여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文 “남북 산림협력 통해 온실가스 감축”

문 대통령은 이날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남북한 산림 협력을 통해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를 감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산림 사업은 사막화를 막고 접경 지역의 평화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기후 대응을 위해 산림 녹화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우리 정부의 산림 조성에 대한 노하우를 개도국과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하게 산림녹화에 성공한 나라로서 산림복원 협력에 앞장서겠다”면서 “나무는 살아있는 온실가스 흡수원이다. 나무를 키우고 산림을 되살리는 일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림 및 토지 이용에 관한 글래스고 정상선언’을 환영하며 개도국의 산림 회복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내년 5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산림총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는 우리 정부의 세계 최고 수준의 산림 조성 능력을 강조하는 대목으로, 해외 개도국 국가의 산림 녹화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개도국에 투입할 수 있는 우리의 기술적 역량이 충분한 만큼, 산림 산업이 미래 시장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 산림 병해충 남북 공동방제에 앞서 남북 산림 관계자들이 지난 8일 금강산 삼일포지구에서 소나무 병해충 피해 상황에 대해 공동점검을 하고 있다. (제공: 통일부) ⓒ천지일보 2018.8.9
북한 산림 병해충 남북 공동방제에 앞서 남북 산림 관계자들이 지난 8일 금강산 삼일포지구에서 소나무 병해충 피해 상황에 대해 공동점검을 하고 있다. (제공: 통일부) ⓒ천지일보DB

◆문대통령 제안에 관심 쏠려

남북 산림 협력에 대한 언급은 한 문장에 불과했지만, 문 대통령의 전방위 다자 외교 속 종전선언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가는 분위기라 관심이 모아졌다. 장기간 황폐화된 산림 복구 문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꾸준히 추진해 온 현안인데다 남북 간에 이미 공감이 돼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던 이유다.

실제로 남북 산림 협력은 지난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에 포함돼있다. ‘평양공동선언’에는 ‘남북이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우선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남북은 그 해 10월부터 두 차례 남북 산림 협력 분과 회담을 개최해 산림 병충해 공동방제나 양묘장 현대화 사업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북미 대화가 경색국면에 빠지면서 관련 논의도 멈춘 상태다.

관건은 북한이 문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해 올지 여부인데, 하지만 북한이 남측의 인도주의 협력이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덜 시급한 산림 협력 추진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일부 해제되는 기류도 관측되고 있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2년 가까이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상황도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이다.

(글래스고=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왼쪽),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글래스고=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왼쪽),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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