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서 미군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가운데 공항에 출입하려는 아프간인들이 기다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서 미군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가운데 공항에 출입하려는 아프간인들이 기다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를 점령한 이후 1만 8천명 이상이 카불을 탈출했다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관계자가 20일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탈레반이 합법적인 여행 서류가 없는 사람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했음에도 수천명이 여전히 공항을 가득히 매우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집권 후 처음으로 금요일 기도에 앞서 공항의 혼란과 시위, 폭력 가운데 이맘들에게 아프간을 떠나지 말라고 설득할 것을 촉구했다.

미군과 협력한 수만명의 아프간인들 역시 카불에서 발이 묶인 채 남아있다. 오는 31일 미군 철수 기한이 다가오면서 미군과 나토군, 서방 언론사 등 동맹들의 출국이 시급한 상황이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평화를 원하며 오랜 적에게 복수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이미 보복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의 한 정보 단체는 보고서에서 탈레반이 이전 정부와 연계된 인물이나 이를 지지하는 블랙리스트를 검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이슨 크로우 미국 하원의원(민주당)은 탈레반이 아프간 정보기관의 파일을 이용해 미국을 위해 일했던 아프간인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 무장세력이 검문소와 공항을 계속 봉쇄하고 있어 과거 서방과 협력한 아프간인들은 보복의 주요 표적이 될 우려를 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노 원 레프트 비하인드’에 따르면 아프간이 탈레반의 지배하에 놓이기 전에 300명 이상의 아프간 통역관과 그들의 친족들이 미국과 유대관계 때문에 무장단체에 살해됐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자사 기자의 가족을 총살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전날 성명을 통해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이 기자를 찾기 위해 주택을 수색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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