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7.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7.2

“소부장 2.0 전략도 추진할 방침”

불화수소 등 일본 의존도는 크게 줄어

전문가 “아직 日영향력 커… 지속 개발해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2년이 되려 우리나라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자립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언급대로 일본의 공세가 이른바 소부장 국산화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는 등 우리에겐 위기가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실제로 지금까지 나타난 성적표는 어떤지 짚어봤다.

◆문대통령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 한국 무역협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 참석해 “수출규제 3대 품목의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구축됐다”면서 “국내 산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100대 핵심 품목에 대한 일본 의존도를 25%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의 활약은 소부장 산업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었다”며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이 13개에서 31개로 늘었고, 소부장 상장기업 매출액도 다른 업종의 두 배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증명해냈다” “위기극복의 성공 공식을 찾았다” “우리 기업들과 국민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냈다”며 지난 2년 간의 한일 무역 전쟁을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2019년 7월 일본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핵심 산업에 투입되는 주요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뒤 이어진 대응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소부장 2.0 전략도 추진할 방침이다. 소부장 으뜸기업 100개 육성, 5개 첨단 특화단지 조성 등에 나서겠다는 게 골자인데, 그는 “우리가 갖게 된 교훈은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우리의 강점을 살려나가되 핵심 소부장에 대해서는 자립력을 갖추고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정부는 뭐든지 자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국제적 분업체계와 공급망을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해 일본과의 협력 가능성도 내비쳤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소재·부품 기업 현장 방문,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생산공장 준공식 참석 등 6차례 국내 소부장 기업·기관 현장 방문을 통해 자립화를 독려한 바 있다.

사임 발표 아베 총리 “지병 재발”[도쿄=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총리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일본 최장수 총리인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이 8월 초 확인됐다면서 총리직을 사임한다고 정식으로 밝혔다.
사임 발표 아베 총리 “지병 재발”[도쿄=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총리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일본 최장수 총리인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이 8월 초 확인됐다면서 총리직을 사임한다고 정식으로 밝혔다.

◆홀로서기 준비하는 한국

2년 전 일본이 3대 핵심 소재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의 결과를 보면 성과는 쉽게 파악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액은 17년만에 1천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특히 삼성전자는 불화수소를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대일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대부분 일본에 의존했던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의 경우도 벨기에산 수입이 12배 늘어나면서 대일 의존도는 50% 이하까지 내려갔고, 여기에 삼성 SDI는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착수했다.

100대 핵심 품목의 대일 의존도 역시 2년 사이 31.4%에서 24.9%로 6.5%포인트 감소했다.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2년 전 갑자기 단행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시작됐던 정부의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이 시행한지 2년만에 좋은 성과로 나타났다. 100대 핵심품목의 일본 의존도 감소세는 3배 가속화하고, 우리 소부장 기업의 매출은 약 20.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일본은 지난 2019년 7월 반도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 등 3대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했다. 그 해 8월부터는 한국을 일반포괄허가대상(화이트리스트)에서도 제외시켰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핵심 소재와 부품은 여전히 일본의 영향력이 크고, 장비 국산화 정도가 낮기 때문에 꾸준한 기술개발이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 산업연구원 소재산업실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전체 대일무역 적자에서 해당되는 탈일본화된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작기 때문에 그 성과가 일본 수입구조 전체에 확산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화상으로 참석한 소부장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화상으로 참석한 소부장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